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 국방위 현안질의에서 비상계엄 전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2024.12.05 박민규 선임기자 |
국정원 1차장 출신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군 정보수사기관인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지난 3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계엄 예비 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올해 3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방첩사가 어느 부대를 어떻게 투입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면서 사실상 계엄 예비 훈련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방첩사가 지난 3월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한 훈련은 방첩사가 계엄 시 어떤 부대를 어떻게 이동시키고, 합동수사본부로서 어떻게 이 판을 관리하느냐는 준비를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른바 ‘충암고 라인’을 중심으로 최소 9개월여 전부터 ‘계엄 시나리오’를 마련해 훈련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3월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 방첩사를 방문해 업무협력을 하기로 했고, 충암고 일부 영관급 장교들과 함께 식사를 했었다는 시기도 (그때)”라고 했다.
방첩사 요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선거관리위원회, 국회 등에 투입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이날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중앙선관위에 대한 경찰력 배치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 사령관은 방첩사의 수장으로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충암고 동문이다.
방첩사를 중심으로 계엄 합동수사본부를 꾸리려던 정황도 파악됐다. 이를 통해 부정선거 의혹 수사에 착수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 전 장관은 이날 SBS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배치한 이유는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관련 수사의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조 청장도 “(방첩사가) 경찰과 합동수사본부를 꾸릴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수사관을 준비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어 ‘오케이’ 했다”고 진술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12월10일~15일 사이 계엄을 (선포)할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가 아직 장악력이 없고 바이든 미 대통령이 최대한 힘이 빠져 미국이 다른 나라 문제에 신경을 안 쓰는 그것(형국)이 ‘김건희 특검’ 재의결과 연관되면서, 다음주에 계엄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주시해왔는데 (선포 시점이) 일주일 정도 당겨졌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선포가 6시간 만에 ‘실패’로 돌아간 것을 두고는 “이번 쿠데타는 민주당, 국회만 때려잡으면 되는 것이고, 그렇게 할 것으로 저희(민주당)는 예상했다”며 “저들은 보안이 유지된 가운데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소규모의, 그러나 확실한 정예 병력을 가지고 쿠데타를 했고 거의 성공 직전에 갔다가 10분, 20분 차이로 성공을 못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추가로 계엄을 선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2차 계엄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용현 국방장관이 물러나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한 (계엄 건의) 카드가 살아 있고, 윤 대통령 특성상 ‘여기서 더 물러서면 죽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계엄 선포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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