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민낯 드러난 대통령실 난맥상…안보실장·비서실장, 계엄 사전에 몰라

댓글0
尹, 오후부터 계엄 선포 준비한 것으로 추정
정진석·신원식, 계엄 심의 국무회의서 사실 파악


매경이코노미

윤석열 대통령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매경 DB)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갑작스러운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대통령 핵심 참모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조차 이 사실을 사전에 공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난맥상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을 공식 방문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키르기스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오찬을 한 후 공식 일정없이 계엄 선포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후 5시경 대통령실 실무진에게 담화 발표 계획이 전달됐고 실무진은 브리핑룸에서 생중계 준비 작업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선포를 사전에 인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울산에서 열린 ‘중앙지방 정책 협의회’ 도중 갑작스레 퇴장해 급하게 서울로 돌아간 시각도 오후 5시쯤이다. 이 장관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와 관련 “점심 무렵에 대통령님과 일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일찍 서울로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핵심 참모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는 사전에 계엄에 대해 전혀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오후 9시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을 갑작스레 대통령실로 소집할 때에 이르러서야 정 비서실장과 신 안보실장도 뒤늦게 현장에 도착해 계엄 선포 계획을 알았고 윤 대통령을 간곡히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어떤 참모와 국무위원도 윤 대통령 뜻을 꺾지 못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 참모진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그동안의 우려가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논란 등 윤 대통령 내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참모들과 윤 대통령 간 소통 부족도 늘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같은 난맥상이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계엄 사태 이후에도 대통령실은 정 비서실장, 신 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3실장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전원의 사의 표명 사실만을 밝혔을 뿐 이틀 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주요 외신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민주당이 남발하는 탄핵 폭거를 막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 등이 요구한 ‘내각 총사퇴’나 ‘국방부 장관 해임’ 등도 사실상 거부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SBS농협은행, 가계대출 금리 0.1%p 오른다
  • 이데일리소문난 '수재' 한은 총재에게 '바보'라니…정말 몰랐을까
  • 비즈워치고려아연 경영권분쟁 분수령 임시주총…오늘 국민연금 결정에 촉각
  • 연합뉴스캐나다 '트럼프 관세' 위협에 美 철강·알루미늄 보복관세 검토
  • 뉴스1'부르는 게 값' 자동차운반선…현대글로비스 올해도 사상최대 실적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