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왼쪽)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2022년 6월 30일 취임식에서 나란히 서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자신이 살해되면 대통령을 암살하라고 자신의 경호원에게 지시했다고 밝혀 탄핵 위기에 놓였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이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의 일부 하원 의원들과 운동가들은 46세의 변호사 출신인 두테르테 부통령에 반대하는 탄핵안을 제기했다. 탄핵안에서 이들은 두테르테 부통령이 대통령과 그의 아내, 하원의장을 상대로 살해 위협을 하는 등 헌법을 위반하고 대규모 부패와 다른 중범죄들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대통령에 대한 살해 위협은 부통령의 정신적 무능력, 타락, 부통령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정신적 적합성의 부족을 보여준다"며 "이는 국민의 신뢰에 대한 배반일 뿐 아니라 즉각적인 탄핵을 정당화할 수 있는 중범죄"라고 했다.
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는 두테르테 부통령의 많은 재산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담겼다.
앞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2년 대선에 러닝메이트로 나서 당선되면서 정치적 동맹을 구축했으나 이내 사이가 틀어졌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달 23일 자신을 겨냥한 암살 계획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암살되면 마르코스 대통령과 가족 등을 살해하라고 경호원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에 실제로 대통령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궁은 이 문제를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수사에 나선 국가수사국은 지난달 29일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두테르테 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30일 부통령 탄핵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왜 거기에 시간을 낭비하느냐"라며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큰 틀에서 보면 부통령은 중요하지 않다"며 "탄핵 소추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제기된 탄핵 소추안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사촌이자 강력한 지지자인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이 주도하는 의회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탄핵 소추에 대한 검토는 몇주 또는 몇달이 걸릴 전망이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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