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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94] ‘마음건강 문해력’이 필요한 시대

조선일보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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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이나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하면 모방 자살이 증가한다. 그래서 자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언론 보도가 중요하다. 십수 년 전 필자도 제정에 참여했던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지난달 ‘4.0’ 버전으로 개정됐다. 모방 자살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살 사건은 가급적 보도하지 않고,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불가피한 보도의 경우에도 구체적인 자살 방법은 보도하지 않는 것 등이 주된 내용이다. 또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언론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및 소셜 미디어에서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는 기준이 추가됐다. 자살 예방을 위해 앞서서 행동해 주시는 언론인들께 감사를 드린다. ‘언론인들은 의사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다양한 측면에서 자살 예방 관련 활동들이 시행 중인데, 거꾸로 보면 그만큼 자살은 복잡하게 얽힌 요인이 작용하기에 몇 가지 노력만으로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팬데믹, 지진 같은 재해 이후에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증가 추세인 안타까운 상황이다. 물론 재해 이후 현상으로만 설명할 순 없다. 대전환 시기의 심리적 압박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

세계아동현황 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11분마다 10대 아동 1명 이상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자살은 다섯째 사망 원인이고 우리나라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유니세프가 주관하는 청소년과 부모 대상 힐링 콘서트에 참여했다. 이 행사에서 ‘마음건강 문해력’을 담은 유니세프의 ‘나를 찾는 마음여행’이란 프로그램 워크북이 소개됐다. 이 워크북은 무료 사용 가능하고 자녀를 위한 버전이 초·중·고 따로 있고 흥미롭게 부모를 위한 버전도 준비돼 있다. 자녀의 마음이 힘든 만큼 부모의 양육도 쉽지 않고 그 부모의 마음은 다시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음건강 문해력’은 ‘내 마음 상태가 어떤지 이해하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관리하고, 도움이 필요할 경우 내 마음을 표현하며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능력’이다. 마음건강 문해력의 예를 간단히 소개하면 성적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을 때 울적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은 불편한 것일뿐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관점을 전환하는 것이 마음 문해력의 첫 단계다. 그러나 그런 부정적인 감정이 과도해지면 내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친구와 놀기, 자전거 타기 등 나만의 마음을 위로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불편한 감정은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혼자서 힘들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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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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