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금처럼 오직 '강 대 강 전술' 하나만 구사하게 되면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우리가 쫓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2기 트럼프 정부가 미완의 하노이 회담을 완성해 동북아와 한반도 위기를 해소하는 새로운 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추진한다고 보도되는 등 북미 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북 간에도 지금처럼 대결 일변도가 아니라 소통 창구를 마련해 협력하고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서 결국 대화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로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방적 억압정책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전략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며 "정부는 급변하는 글로벌 상황에 발 맞추고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 트럼프 당선자 측도 조기에 휴전한다고 하는데 그 흐름과 반대로 왜 (윤석열 정부가) 무기지원, 파병을 이야기하는가"라며 "왜 저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불꽃을 왜 한반도로 자꾸 끌어오려고 하냐"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의 신임 행정부와 지금 한 번 싸워보자' 이런 태도로 읽힐 수도 있지 않느냐"며 "우리 외교가 얼마나 위험에 처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와 만나 신재생 에너지 필요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교 현안에 대해 면담을 나눴다.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프랑스 대사가 먼저 그 얘기를 꺼내서 그에 대한 의견을 얘기했다"며 "일반적으로 비판적인 유럽의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이 대표는 전날 외통위 긴급현안질의에서 조태열 외교부장관에게 무기지원 논의가 있었는지 따져물으며 “동네 일에 너무 깊이 끼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조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특사단이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측의 살상무기 제공 요청이 있었는지를 물으며 "전국민의 생명이 달린 일이고 경제에 한반도 리스크가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아는데, 미국 대통령 당선자도 휴전시키겠다, 지원 중단하겠다는 시점에 정부가 왜 굳이 나서서 무기지원을 논의하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최대한 비켜서야 국민이 안전해지지 왜 남의 일에 끼어들어서 무기제공을 하느니 얘기하나"라며 "북·미 관계 개선 여지도 있어 보이는데 왜 우리가 '가치외교', '진영외교'라는 데 매달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경제를 훼손하는 무기제공 논의를 하나. 반성하라"고 했다.
이에 조 장관은 "국가안보를 보시는 눈이 다른 것 같다"며 "이 문제가 남의 일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러·북 군사협력 진전 수위에 따라 안보위협도를 평가해서 단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수준에서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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