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AI(Sovereign AI)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각국이 자국의 주권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인공지능 기술과 인프라를 의미한다. 이는 AI 기술이 국가 안보,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등장한 개념으로, 특정 국가나 외국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내에서 AI를 개발하고 관리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되었다. 소버린 AI는 특히 데이터 주권, 기술적 자립, 그리고 국방과 보안에서 그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AI 제국주의'가 대두되고 있다. AI 기술 선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자국의 AI 기술을 보급하면서 전력 공급을 확보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총과 칼로 세계를 지배했듯, 이제는 AI 기술력으로 디지털 영토를 장악하는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버린 AI'는 국가의 기술 주권과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버린 AI의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강조된다. 첫째,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주로 미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학습한다. 이는 미국 중심적인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AI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문화권의 고유한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AI 기술의 파급력 때문이다. AI는 미래 사회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특정 국가의 AI 기술에 종속될 경우 국가 경제 정책의 자율성과 국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소버린 AI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AI 학습에 활용되는 데이터와 독립적인 클라우드 인프라가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국가가 높은 수준의 AI 개발 및 운영 역량을 갖추기는 어렵다. 따라서 소버린 AI를 판단할 때 기술적 자립 여부뿐 아니라 AI에 자국의 가치관과 윤리, 문화적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고 제어 가능한지, 그리고 해당 국가의 이익과 존속 가능 여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거대언어모델(LLM), 데이터, 데이터센터 전체를 가진 미국, 중국에 이은 3대 강국이고, LLM 기준 5위 내에 있다. 비록 현재 수준에서는 미국 빅테크 AI와 기술 격차가 있지만 투입 인력, 자본, 인프라 등에 비추어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소버린 AI는 데이터 보호, 기술적 자립, 국방과 보안, 경제적 경쟁력, 법적 규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이 국가의 주권과 직접적으로 연결됨에 따라 각국은 자국 내 AI 기술을 독립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소버린 AI의 필요성은 국가의 미래 성장과 안보를 위한 필수적인 전략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국산품 애용 정도의 의미에 그칠 수는 없다. AI의 틈새시장도 존재하고, 글로벌 3대 기업의 기술을 응용하는 길도 존재하기에 반도체 신화에 이은 AI 3대 강국의 역사도 창조해야 한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도 이런 여망에 부합하는 활동을 할 것이다.
[강민구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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