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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마다 포성 쾅쾅 … "안싸우면 이스라엘 잃는다"

매일경제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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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시작점에서 눈물 훔치는 유족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접경지에서 열린 노바 음악축제에서 발생한 하마스 테러로 소중한 딸을 잃은 가족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현장을 찾아 애도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도화선이 된 이날 테러로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등 364명이 하마스에 의해 살해당했다. 레임(이스라엘) 성승훈 기자

전쟁의 시작점에서 눈물 훔치는 유족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접경지에서 열린 노바 음악축제에서 발생한 하마스 테러로 소중한 딸을 잃은 가족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현장을 찾아 애도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도화선이 된 이날 테러로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등 364명이 하마스에 의해 살해당했다. 레임(이스라엘) 성승훈 기자


"전쟁은 올바른 정답이 아니며, 대화를 이어 가야 이스라엘도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잃지 않으려면 테러리스트들과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남쪽으로 90㎞ 떨어진 가자지구 접경지에선 포성이 울려대는 가운데 입씨름이 오갔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테러를 일으켰을 때에는 강경론이 우세했지만 전쟁이 길어지자 평화를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민 102명이 사망한 비에리에서는 인질 석방과 평화를 바라는 주민이 적지 않았다. 비에리 주민은 1300여 명이었으나 하마스 공격으로 102명이 숨졌고 40명이 납치됐다. 살아 돌아온 인질은 30명뿐이며 주민들도 대거 고향을 등졌다.

직접 둘러본 비에리는 폐허를 방불케 했다. 미사일·로켓 공격에 지붕이 무너져 내렸고 기둥은 엿가락처럼 휘었다. 총탄 흔적뿐인 벽면에는 먼지가 수북이 가라앉아 있었다. 아일렉트 하킴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10·7 테러 악몽을 떠올렸다. 그는 "남편이 17시간 동안 방공호 문고리를 붙잡아 가며 하마스 공격을 피했다"면서 "이웃집에 살던 여동생은 인질로 잡혔다가 돌아왔지만 매부는 아직도 하마스에 붙잡혀 있다"고 말했다. 하킴 씨와 함께 90분간 비에리를 살피는 중에도 포성이 9차례나 '쾅쾅' 울렸다.

인근에 위치한 노바 음악축제장에는 추모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핏빛처럼 붉은 아네모네 조형물이 묘지 곳곳에 꽂혀 있었다. 예루살렘·텔아비브 시내에선 생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이 가득했으나 이곳에는 추모·존중을 뜻하는 꽃 조형물만 남아 있었다.


현장에서 마주친 오펠 슈멜링 씨는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군사 전문가인 그는 "10·7 테러 이전에는 평화적 해결책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존재했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아랍인들을 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할 오즈 마을로 이끌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는 가자지구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가자지구 경계선과 불과 400m 떨어져 있는 지역이다. 500m 반경에는 팔레스타인 마을 슈자이야를 마주 보고 있다.

텅 빈 나할 오즈에는 잡초만 무성했다. 가끔 환풍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포성만이 마을을 메웠다. 슈멜링 씨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농장에 고용하며 병원에 데려다주고 식료품도 줬던 곳"이라면서 "10·7 테러로 주민이 17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레바논과 맞닿아 있는 북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8일 찾은 하이파는 매일 수십 회에 달하는 헤즈볼라 공격을 받고 있다.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이 중동 특사로 레바논과 이스라엘을 찾았으나 포성은 잦아들지 않았다.

저녁 6시 30분엔 밤하늘에 '하얀 섬광'이 번쩍였다.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돔이 헤즈볼라 미사일을 격추했다. 주앙골라·도미니카대사를 역임한 바히그 만수르는 "오늘만 80회 공격했고 2주 전에는 미사일이 200회 날아왔으나 모두 요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협력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아즈 샤피라 알마센터 연구원은 "이스라엘은 한국·우크라이나·대만과 같은 적들과 싸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 외무부 관계자는 "가자지구 접경지에선 군사적 목표 80%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비에리·하이파(이스라엘)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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