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무역 압박 이끌 상무장관에 러트닉 지명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상무부 장관에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러트닉을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던 교육부 장관에는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이 지명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러트닉의 상무장관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그는 우리의 관세와 무역 의제를 이끌 것이며, 추가로 무역대표부(USTR)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장관으로 USTR까지 사실상 관할하게 된 러트닉은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 보편 관세 등 무역 압박 정책과 미국 제조업 부활 드라이브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이상의 관세 부과 및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10~20%를 공약해 왔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러트닉은 당초 재무장관 후보에도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스콧 베센트 CEO와 함께 거론됐다.

러트닉은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관세 정책의 열렬한 옹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중국 강경파로 미국 산업을 외국과의 경쟁에서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미국은 소득세가 없고 관세만 있었던 20세기 초에 가장 번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이 생산하지 않는 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고 밝혀 왔다.

러트닉은 법인세 인하, 미국 내 에너지 생산 확대도 지지한다. 상무부는 미국 무역, 기술 규제, 제조업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다. 특히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러트닉은 30년 넘게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인이자 억만장자이다. 가상통화에도 친화적인 입장인데, 트럼프 2기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러트닉을 재무장관으로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러트닉은 트럼프 당선인과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왔고, 이번 대선 캠페인에도 거액을 후원했다. 역대 상무장관들 중 다수는 대통령 당선인의 고액 후원자들 중에서 발탁돼 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 AFP연합뉴스

트럼프 1기에서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맥마흔은 당초 상무장관 발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교육장관에 지명됐다.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창업자 빈스 맥마흔의 부인이다. 부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거액의 선거자금을 기부해 왔다. 맥마흔은 트럼프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맥마흔은 코네티컷주 교육위원회 및 대학 이사로 짧게 활동한 바 있지만 그 외에 교육 분야 경험은 없다. 이번 인선 역시 전문성보다 충성심을 최우선시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 교육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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