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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고공행진+외인 증시 매도세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52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03.5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3.55원 오른 1407.0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6.5원 오른 1410.0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09.9원) 기준으로는 0.1원 내렸다. 개장 직후 환율은 1410.6원으로 튀어오르며 연고점을 재경신했다. 직전 연고점은 거래일 기준으로 12일 야간장에서 1409.9원이었다. 이는 장중 기준 지난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다. 이후 환율은 1410원선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2기 트럼프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반중(反中)·반 이민 기조를 유지하면 이민자 감소와 무역 분쟁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반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트럼프 2기 내각 인사들은 대부분 강경파로 분류되는 만큼 달러화 매수 심리가 강하다.
이에 달러화는 ‘초강세’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52분 기준 106.03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5에서 106으로 오른 것이자, 지난 7월 초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가 심화되며 원화도 동조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5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3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 초반부터 중국과 동맹국에 관세를 인상하고 통상 압박을 가할 것이란 전망이 위안화 약세 압박을 키우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도 심상치 않다. 이날도 국내 증시는 2%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에 외국인도 코스피 시장에서 68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억원대를 팔아치우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2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자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한 원화를 커스터디(수탁)해서 달러로 환전(매수)하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수급적으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내 증시보다는 트럼프 트레이드로 미국 증시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외국인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해외주식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도 크게 늘었다.
1410원 저항선 될까…소비자물가 주목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10시 반께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시장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3%, 전년동월대비 3.3%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과 같은 속도다. 예상대로 수치가 나온다면 시장은 12월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베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상 밖 인플레이션이 반등한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급격히 줄어들면서 달러 추가 강세와 더불어 환율도 더 오를 수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웃돌면 오는 12월 금리 인하를 멈출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1410원이 뚫리기 시작하면 1420~144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커서 외환당국은 (환율 상승을)누그러트릴 필요성이 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영향으로 인해 다른 통화들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우리만 개입해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당장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위재현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추가적인 달러 매수는 자제될 것”이라며 “1410원선에 설정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도 환율 상단 경계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