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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함께 세계 전기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내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다. 2016년 전기 지게차, 버스, 트럭 등 국내 상용차 시장에 뛰어든 지 8년여 만이다. 가성비를 앞세워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비야디는 이후 유럽 차의 강자인 폭스바겐마저 독일 내 공장 폐쇄를 추진케 할 정도로 유럽과 동남아 신흥국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 비야디의 등장은 보급형 전기차 시장이 막 개화한 국내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란 업계 평가가 나온다.
● 가성비 앞세운 비야디, 한국 진출 공식화
13일 비야디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위한 검토를 끝내고 국내 출시를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1~6월) 비야디코리아가 승용차 판매를 위한 국내 딜러사 선정에 들어가면서 “한국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업계 얘기가 많았다. 이에 대해 그간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비야디코리아가 처음으로 한국 진출을 인정한 것이다.
승용차 브랜드 출범은 내년 초를 목표 시점으로 잡았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모델 등에 대해선 이날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전기 중형 세단 ‘씰(Seal)’과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토3’가 내년 상반기(1~6월) 중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모델은 현재 배기가스 및 소음 인증 등 환경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앞서 일본에 먼저 출시된 두 모델의 현지 가격(씰 528만엔, 아토3 450만엔)을 고려하면 국내 출시 예상가(출시가격에 보조금을 제외하면)는 3000만원~450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야디코리아의 한국 진출을 주도한 건 BMW코리아 미니(mini) 총괄본부장을 지내다 4월 비야디코리아로 합류한 조인철 비야디코리아 승용사업부문 대표다. 조 대표는 이날 “국내 소비자의 높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갖춘 임직원들 및 파트너사와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했다”며 “글로벌 성공 경험과 함께 뛰어난 기술력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2024년 1~9월 세계 전기차 판매 점유율〉
※상용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순위 | 그룹명 | 점유율(%) |
1 | 비야디 | 22.3 |
2 | 테슬라 | 11.0 |
3 | 지리자동차 | 7.7 |
4 | 폭스바겐 | 5.9 |
5 | 상하이자동차 | 5.7 |
6 | 창안자동차 | 3.6 |
7 | 현대차·기아 | 3.5 |
● 글로벌 점유율 22% 비야디, 현대차 코나와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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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 점유율에서 비야디는 22.3%를 차지하며 2위 테슬라(11%)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에 더해 ‘안방’인 유럽 시장에서 마저 비야디의 공세에 부딪히며 1937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자국인 독일 내 공장 폐쇄에 돌입한 폭스바겐만 해도 점유율 5.9%로 4위에 머물고 있다. 하이브리드 판매 성장세가 가파른 현대차·기아(3.5%, 7위)와도 18.8%포인트의 격차를 두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급격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비야디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는 7월 인도네시아 산 배터리를 탑재해 보조금을 제외하면 판매가가 3000만원 후반대로 낮아지는 EV3를 출시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관건은 비야디코리아의 가격 책정이 될 것”이라며
“중국산 자동차에 거부감을 가진 국내 고객들의 심리적 경계선을 허물려면 2000만원 중반대까지 가격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전기차 국고 보조금이 내년부터 줄어든다”며 “게다가 비야디처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가 받을 수 있는 보조금 비중도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한 국산 전기차보다 적은 만큼 비야디의 강점인 ‘가성비’가 한국에서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 여러 변수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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