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계청에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 조사 대상의 52.5%로 집계됐다. 2014년(5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2년 전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올 5월 전국의 만 13세 이상 남녀 3만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남성에서 더 높았다. 남성의 경우 58.3%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46.8%로 절반에 못 미쳤다. 특히 미혼 여성은 4명 중 1명(26.0%)만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이 높아졌는데, 60세 이상에선 72.3%가 결혼을 반드시 하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반면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중은 44.8%였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이들의 비중은 미혼 여성에서 컸다. 61.9%로 미혼 남성보다 14.1%포인트 높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N포세대’라는 말이 있듯 청년층의 경우 자산이나 거주, 취업 등으로 결혼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년층도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을 보며 과거처럼 결혼을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결혼 자금이 부족해서’가 3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출산과 양육이 부담돼서’(15.4%), ‘고용 상태가 불안정해서’(12.9%) 등의 순이었다. 미혼 여성의 경우 2년 전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23.3%로 1위였지만, 이번에는 결혼 자금 부족이 25.0%로 가장 많았다.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답한 비중은 19.1%로 줄었다. 결혼 비용이나 절차 등을 포함한 결혼식 문화가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중은 76.9%로, 2년 전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중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이 비중은 37.2%로 2년 전보다 2.5%포인트 늘었다. 이 비중은 2012년(22.4%) 이후 계속 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저출생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주거 지원’(33.4%)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취업 지원’(20.8%)이 뒤를 이었다.
한편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뒷걸음질 쳤다. 올해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답한 비중은 28.9%로 2년 전보다 4.4%포인트 감소했다. 사회가 안전하다고 답한 비중은 2014년(9.5%) 이후 2년 주기로 이뤄진 조사에서 매번 상승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감소했다. ‘안전하지 않다’고 답한 이들은 4명 중 1명(25.6%)이었다.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는 범죄(17.9%)가 꼽혔다. 실업, 경제 위기 등을 의미하는 경제적 위험(16.5%)과 국가 안보(16.2%)도 주요 불안 요인으로 꼽혔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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