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각종 비위 혐의로 직무가 정지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의 첫 관문을 넘었습니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과 내부 구성원의 반대 목소리에도 스포츠 공정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올림픽회관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이기흥 회장 연임 자격을 판단할 스포츠 공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체육회 노동조합이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촉구한 겁니다.
[김성하 / 대한체육회 노동조합 위원장 : 이기흥 회장의 리더십으로 인해서 체육행정 본업을 할 수가 없고 여러 가지 외부 수사라든지 감사라든지 국민의 지탄을 받는 기관이 되면서….]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 두 시간 넘게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 공정위원들은 이기흥 회장이 내년 1월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습니다.
3선 도전에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정량·정성 평가를 절반씩 따졌는데, 윤리성, 청렴성에서 흠결이 있었지만 현직 IOC 위원이고 올림픽 성적도 좋았던 점이 충실히 반영됐다고 합니다.
무기명 투표를 진행한 끝에 큰 논쟁 없이 연임 안이 의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과거 이기흥 회장 특별보좌역을 지낸 김병철 공정위원장을 필두로, 현재 체제에 호의적인 인물로 위원회가 구성된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체부는 체육회에 더는 공정성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유감을 표시하며,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의 맡기는 등의 법적·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입장문을 냈습니다.
이 회장이 3연임의 첫 관문은 통과했지만, 수사 상황, 나아가 사법부 판단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정부 점검에서 직원 부정채용과 금품수수 등의 혐의가 드러나 수사를 눈앞에 뒀고, 문체부가 직무를 정지하면서 체육 대통령으로서 손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이 회장은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고, 별개로 여론전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직 3선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은 이 회장은 스위스 출장을 하루 앞당겨 오늘(13일) 귀국해 입장을 표명할 예정입니다.
YTN 조은지입니다.
촬영기자 : 이영재
영상편집 : 최연호
디자인 : 전휘린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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