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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中공산당 물리치려면 한국이 핵심 거점” 트럼프 1기 보고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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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인수위와 연방의회에 전달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2017~2021년)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진이 차기 미국 행정부는 경제·안보 등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더욱 압박하고, 이를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하는 보고서를 트럼프 2기 정권인수위원회와 연방의회에 전달했다. 본지가 12일 입수한 워싱턴DC 인근 연구소 ‘프로젝트2049′의 ‘중국 공산당 물리치기(Defeating the CCP)’ 보고서다.

보고서엔 한국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차기 정부 주한 대사의 인선을 서두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 나작 니카타 전 상무부 산업·분석 담당 차관보 등 트럼프 1기 미·중 대결의 최전선에 있었던 핵심 참모들이 필진인만큼 트럼프 2기 정책 수립에 상당 부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에 대한 중국 압박 동참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도 예고된 셈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과의 글로벌 패권 다툼에서 확실한 우위를 갖기 위해 한국 등 인도·태평양 국가를 거점으로 삼아 연합 전선을 구축하라고 제언했다. 표지 제목부터 국가명이 아닌 집권 세력 공산당(CCP)이 등장한 데서 알 수 있듯 중국 지도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 의지가 드러난다. 중국을 ‘경제 적대 행위자’ ‘적대국’ 등으로 규정하면서 중국의 경제·군사적 지위를 약화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보고서는 “중국을 약화시키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국가들과 경제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더 역량을 쏟아부으라”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주도의 대중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선 일본·한국·호주·유럽연합(EU)·영국과 같은 선진국을 전략적 핵심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중 경제 전략의 중심이 될 국가들 중 특히 중요한 지역은 일본·한국·호주·영국·독일·프랑스”라며 한국을 둘째로 꼽았다. 보고서는 일곱 번에 걸쳐 한국을 언급하면서 경제·안보 등 전방위 분야에서 관계 강화를 주문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7년 출범 첫해부터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및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며 통상 전쟁을 본격화했다. 안보 문제를 근거로 중국 첨단 기업인 화웨이·ZTE와의 거래도 금지하는 등 중국 견제의 강도를 높였다. 2기에도 이 같은 관세 부과 및 수출 통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상무부가 국방부와 협동해 매년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평가 기준을 개발하고 이에 따른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첨단 반도체 및 장비 분야에서 전 세계 국가들이 중국과 디커플링(분리)을 얼마나 이뤘는지를 매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현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자국이 시행 중인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와 유사한 수준의 조치를 취할 것을 한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는데, 트럼프 행정부에선 압박 수준이 훨씬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고서에는 한반도 정세를 양안(중국과 대만) 정세와 연계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중 경제 경쟁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중심점)인 만큼 동아시아 전역에서 공격적인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중국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본·한국·호주·대만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해 경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물론 중국의 군사 작전 및 확장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 등과의 경제 강화는 미국의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해서도 필수라는 뜻이다. 한국은 그동안 다른 자유 진영 국가들에 비해 양안 문제에서 대중국 압박 동참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트럼프 2기에서는 이런 상황이 용납되지 않고 역할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고서가 시사한 셈이다.

보고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직후 중국의 경제적 능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약탈 경제에 맞서 미국의 경제를 보호할 수 있는 국가 안보 전략을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신속한 인사도 주문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 등 미국의 대중 전략 중심 국가들에 신속히 대사들을 파견해 중국 문제를 두고 협동·대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국가안보부보좌관과 동일한 직급의 대중 전략 경쟁 조정관(SCC)을 신설하자는 제안도 담겼다. 대중 전략 경쟁 조정관 아래엔 공급망, 경제 스파이, 신흥 기술, 무역 등을 전담하는 6명의 국장을 인선하라는 구체적 행동 계획까지 제시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에서 중심이 되는 직급은 장관급이 아니라 실무진들”이라며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와 중국 조정관,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부차관보,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의 수출 관리 차관보들을 조속히 임명해 대중 정책을 곧바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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