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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통령 되는 순간, 친구·가족 개념 떠나야” 연이틀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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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과 한국정치의 과제’ 강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대통령이 되는 순간에 친구와 가족이라는 개념을 떠나야 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과 한국 정치의 과제’ 세미나 특별강연자로 나서 “친구와 가족이라는 개념을 머리에 가지고 있고선 절대로 올바른 통치를 할 수 없다”라며 “(대통령) 주변에 무슨 측근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모일 것 같으면 그 사람들이 결국 전부 다 사고를 내는 장본인들”이라고 말했다. 강연은 정동영·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호영 국회부의장, 동북아평화공존포럼 등이 공동 주최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한국에의 영향을 전망하는 대목에선 “외치라는 것은 내치의 연장”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절대적 신뢰를 받지 못하면 외교가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2기부터는 양극화 문제에 대해 보다 신경을 쓰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무엇을 동원해 양극화를 해결할지에 대해선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다”며 “우리 내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상대편에 대해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순 없다”고 했다.

사회 양극화를 표면에 내세웠지만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등 국내정치의 뇌관이 해소되지 않은 현 상태로는 외교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으로 읽힌다. 김 전 위원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으로 갈등이 이어지는 현 정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별로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가 북한에 대해 ‘강대강’ 대치 전략을 취한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북한 김정은(국무위원장)이 아무리 못된 짓을 한다고 해도 우리와 대화의 통로, 끈이라는 게 지속돼야 하는데 완전히 차단됐기 때문에 (상황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국 외교가 굉장히 긴장돼서 여러 측면에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트럼프가 ‘영토를 생각하지 말고 평화를 생각하라’는 요구를 자꾸 하면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 상태에서 휴전하게 된다”며 “이렇게 됐을 때 그 결과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것도 우리가 굉장히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여 정도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측은 김 전 위원장이 매일 자신에게 자문을 구하던 관계라고 주장했다. 명씨의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김 위원장이 거의 매일 자문을 구하던 관계”라며 “심지어 2022년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해 검찰이 제시한 것 중에서 ‘김재원(최고위원)하고 유영하 (의원)가 단일화할 것 같냐, 명 박사 어떻게 생각해’ 이런 것들을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나를 갖다가 그 사람(명태균씨)이 언제부터 알았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라며 “나는 그런 통화를 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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