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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대신 큐’ 잡은 최연소 PBA 챔피언 김영원 “당구 칠 시간 부족해 진학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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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어요. 학교에 다니면 당구 칠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펜’ 대신 ‘큐’를 잡은 소년이 프로당구 PBA 새 역사를 썼다. 김영원(17)은 1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PBA-LPBA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오태준(크라운해태)을 4-1로 물리치고 정상에 섰다. 김영원은 생후 17세 23일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LPBA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이 2020~2021시즌 세운 최연소 우승(20세11개월13일)기록을 갈아치웠다.

세계일보

김영원이 1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PBA-LPBA NH농협카드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트로피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BA 제공


김영원은 1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경기 전 긴장이 많이 됐고 위축된 것도 사실이지만 힘들게 올라온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집중했다”며 “우승에 대한 생각보다는 하루하루 하나하나 열심히 훈련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원은 초등학생 시절인 2019년 아버지 김창수씨를 따라 당구장에 가서 처음으로 큐를 잡았다. 김영원은 “평범한 회사원이신 아버지께서 당구를 좋아한다”며 “아버지를 따라 당구장에 갔다가 재미있어 보여 당구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게 당구의 매력”이라며 “힘든 시기도 왔지만 극복하고 또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15세였던 2022~2023시즌 챌린지투어(3부)에 도전했던 김영원은 지난시즌 드림투어(2부) 승격해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로 1부 무대에 나서게 됐다. 1부에서도 김영원은 거침이 없었다. 2023~2024시즌 1부 데뷔전인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에디 레펜스(벨기에)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김영원은 “들어보기만 했던 유명한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섰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며 “나도 이런 무대에 설 수 있구나하는 이런 기분이 들었고, 레펜스를 이긴 뒤에는 이런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기뻤다”고 돌아봤다. 이어 “아버지께서 멘털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며 “‘네 실력을 믿으라’고 말씀해 주시면서 편안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김영원이 1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PBA-LPBA NH농협카드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아버지 김창수씨와 어머니 안효정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BA 제공


일찌감치 길을 정한 김영원은 학업까지 중단하고 당구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는 “당구장에서 하루 9~10시간 정도를 보내며 7시간 정도 당구를 치는데 학교에 가면 이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방송통신고등학교 진학을 생각하긴 했는데 아버지와 논의 끝에 고등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쿨하고 프리하신 아버지께서 ‘하고 싶은 건 해보라’고 말씀하셔서 도전해보게 됐다”며 “당구선수가 된다고 하실 때 오히려 친구 부모님들께서 반대하시고 걱정이 많으셨다”고 웃었다. 김영원은 “당구 외에 달리기와 복싱도 즐긴다”며 “팝송을 듣는 것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김영원이 우승으로 손에 쥐게 된 상금은 1억원. 또래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거액을 당당하게 차지하게 된 김영원은 서울 도봉구 PBC캐롬클럽에서 함께 훈련했던 지인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는 데 쓸 계획이다. 김영원은 “이제 한 번 우승한 것”이라며 “두 번, 세 번 우승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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