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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전환 반대' 동덕여대생에 경찰 "나중에 애도 낳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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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11일 남녀공학 전환 논의 항의 시위
"경찰, 여성을 출산 도구로 본 성차별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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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나중에 애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라고 발언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유튜브에 게시된 시위 영상. /유튜브 캡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나중에 애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라고 발언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동덕여대 학생들은 전날 오후 5시께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에서 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예정된 학교 측과 총학생회 간 면담에 맞춰 학생들이 모인 것이다.

오후 6시까지 학교 측 관계자가 나타나지 않자 학생들은 "총장실에 사람이 있는데도 총학과의 만남을 거부하고 문을 잠갔다"며 본관 점거 시위에 나섰다.

종암경찰서는 오후 6시20분께 소음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학생들이 야구 배트와 소화기로 2층 총장실 문을 부수려 하자 이를 제지했다.

경찰은 학생들에게 해산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여러분들 나중에 선생님 되시고, 나중에 애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야유하고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동덕여대 학생 A 씨는 "남성들이 주도하는 시위를 해산시키면서 경찰이 '여러분들 나중에 아빠 되고'와 같은 발언을 하지는 않는다"며 "여대에 다니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출산, 육아를 콕 집어서 발언하는 것은 성희롱 발언임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동덕여대 학생 B 씨도 "결국 여성은 대학이라는 고등교육 기관을 거쳐도 전문성을 가진 지성인이 아닌 출산하고 육아하는 대상이라는 성차별적 사고를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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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동덕여대 학생들은 전날 오후 5시께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에서 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학생들에게 해산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여러분들 나중에 선생님 되시고, 나중에 애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야유하고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전날 유튜브에 게시된 댓글. /유튜브 캡쳐


전문가들도 경찰의 발언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시민으로서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데 해산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독립된 개체나 시민이 아니라 '엄마될 사람이 과격하게 행동하면 되느냐'고 말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과 엄마로서 기대하는 온화함이라는 덕목이 상충된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발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학생들의 불법행동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했을 때 총장실 앞에서 학생들이 문을 부수려 하길래 '앞으로 아이도 낳고 육아도 하실 분이 그렇게 행동하면 나중에 어떻게 교육하려고 그러느냐'고 말한 것"이라며 "불법행동을 하지 말란 취지의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은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항의의 의미로 학교 점퍼를 본관 앞에 벗어두고, 붉은색 스프레이로 학교 내·외부 벽이나 바닥에 반대 문구를 적고 있다.

총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대학본부는 여자 대학의 존재 의의를 다시 한번 상기하라"며 "(학교 측의) 무모한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거론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측은 공학 전환이 여러 의견 중 하나일 뿐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학 관계자는 "모든 대학이 중장기 발전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처럼 우리 학교는 여자대학인 만큼 (공학 전환은) 또 다른 발전계획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남은 4년제 여대는 동덕여대와 이화여대 등 총 7곳이다. 한양여대를 비롯한 전문대를 더하면 모두 14곳이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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