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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문가 "트럼프, 中 대북정책에 영향 못 줄 것" [황재호가 만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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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 난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 원장 겸 남중국해연구센터 소장
"'김정은 재회' 환상 여전…尹 설득이 먼저"
[편집자주] 지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한중관계가 탄력을 받고 있다. 고위급 소통을 비롯해 민간 교류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그러나 양국 국민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는 여전히 낮은 듯하다. 중국에서 직접 중국 사람들을 만나 찾은 '숨겨진 시선'을 중국 전문가인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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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서울=뉴스1)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 도널드 트럼프가 내년 1월 미국 대통령으로 컴백한다. 그의 승리는 미 국내정세에 따른 결과이지만 국제사회는 모두 숨을 죽이고 대선 결과를 지켜봤고 이제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많은 국가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에 긴장하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긴장할 국가는 중국이다.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미국의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그 이후에 우리는 미중 양국의 치열한 공방전을 지켜봤다. '신냉전'이란 용어 자체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고 트럼프의 오는 4년 임기 동안 중국에 대한 전천후 공세는 이제 국제사회에 또 한 번 '살벌한 분위기'를 보여줄 것이다.

이들 두 강대국의 대결은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국의 생각이 궁금하다. 중국은 이번 미국 대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앞으로 국제질서와 미국 외교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가? 중북관계, 북러관계, 한중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는가? 중국의 대표적인 국제정치 전문가 주펑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주펑 교수는 난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 원장이자 남중국해연구센터 소장이다.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학위 후 교수로 재직하다 난징대로 옮겼다. 그는 주로 미중관계, 동아시아 안보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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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 난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 원장 겸 남중국해연구센터 소장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트럼프의 승리는 놀랍지 않다. 첫째, 트럼프의 개인적 문제와 소송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사실상 경합 없는 후보였다. 이는 미국 내 보수 우파 세력의 일방적인 지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둘째, 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주당이 해리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음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유권자의 40%만 지지했다. 지난 7월 13일 트럼프의 암살 시도는 트럼프의 인기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셋째, 미국 유권자들에게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당선되면 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미국이 될 것인지 물었을 때 미국 대중은 트럼프에 대한 일방적인 선호로 응답했다.

-앞으로 미국 외교는 어떤 모습일까.
▶'트럼프 2.0'은 외교에 있어 분명한 조정과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트럼프 2기의 미국은 자국 이익 중심의 정책을 펼칠 것이다. 주요 외교 개념과 정책 선택에서 민주당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와 거리를 두는 미국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이미 선거 유세 과정에서 중국의 대미 수출에 60%, 미국 동맹국의 수출에 1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해 세계화 시대의 종언과 세계 경제에서 자유무역 규칙의 대대적인 후퇴를 예고한 바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트럼프는 푸틴 및 김정은과 많은 대화를 재개하고 자신의 카리스마를 활용한 상황 변화를 원한다. 우리 모두는 세계를 '포스트 세계화 시대'로 이끌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의 승리가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를 강화할까. 아니면 다극 체제의 부상을 가속화 할까.
▶트럼프 2기에서도 미국의 가장 핵심적 목표는 여전히 미국의 권력과 부, 금융, 기술적 지위의 단극적 지배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이것이 보다 포퓰리즘적이고 자기 이익 중심적인 '트럼프 2.0'의 근본적인 목표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승리는 다극 체제의 부상을 다소 늦출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미중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신냉전이냐 아니면 예상보다 더 많은 협력이 이뤄질까.
▶미중관계는 여러 이슈와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것이다. 지난 2017년 12월에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러시아보다 우위에 두고 중국을 미국의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2018년에 트럼프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했으며,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사실상 미중관계를 무너뜨린 마지막 '한 방'이 됐다. 트럼프 2.0 시대, 미국은 중국에 대한 억압과 봉쇄를 바꾸지 않을 것이며, 여전히 중국을 미국의 가장 큰 전략적 경쟁자로 여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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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당선이 북중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트럼프의 당선은 중국의 대북 정책과 북중관계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연설에서 김정은이 지금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다"라고 했다. 저는 트럼프가 미북 정상 외교를 통해 김정은을 다시 한번 설득할 수 있다는 '개인적 환상'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북러 군사 협력 재개라는 도전적 과제를 맞닥뜨린 상황에서 트럼프는 여전히 자신의 카리스마를 이용해 푸틴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고 김정은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말 것을 설득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당선이 미북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은 지난 10월 미국 대선 전에 새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미리 대처하고 한미관계를 더욱 안정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재개하려면 한반도 정세를 완화하고 새로운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카리스마에 대한 '최고의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 문제는 트럼프가 윤석열 대통령을 먼저 설득해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트럼프는 자신이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트럼프는 푸틴과 '좋은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의 무조건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젤렌스키 정부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재정 지원을 대폭 줄이기로 한 것은 우크라전의 휴전을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조건을 만든 것이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하도록 강요하는 정치적 명분을 제공하기도 한 것이다. 트럼프가 취임하면 대외관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러북 군사 협력, 북한 파병을 묶음으로 처리해 한반도 긴장의 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본다. 푸틴도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동맹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을 트럼프와의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사용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한반도 상황과 연계하는 것은 트럼프의 외교적 수완을 보여주는 핵심 장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당선이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은.
▶개인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한중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미국의 포퓰리즘, 미국 이익 중심의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한중관계를 포함해 국제사회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한중은 실질적인 소통을 강화해야 하며, 특히 양국 경제무역, 투자, 산업의 상호 보완성에 대한 진지한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한다. 긴밀하고 상호호혜적인 한중관계는 양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한다. 트럼프 시대가 가져온 불확실성에 맞서 양국 정부가 협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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