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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 러·북한군 5만명과 교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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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푸틴에 “확전 말라”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선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이틀 뒤인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러시아와·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대화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앞서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 자리엔 우크라이나에 위성 통신망 ‘스타링크’를 지원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배석했다.

이후 트럼프와 푸틴이 언제 통화해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고, 바로 다음 날 통화했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여태 “두 사람이 (트럼프) 취임 전 소통할 가능성이 있다”고만 해왔고, 트럼프 측도 통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크렘린궁은 11일 해당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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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포탄 퍼붓는 러시아軍 - 러시아 군인이 지난 7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제 D-30 122㎜ 견인포를 발사하고 나서 포성(砲聲)을 피하기 위해 귀를 막으며 달아나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지난 9일 공개한 사진으로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타스 연합뉴스


WP에 따르면 트럼프는 7일 자신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푸틴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이곳엔 정부 관계자 없이 보좌진만 머물고 있었다. WP는 “트럼프는 유럽에 상당 규모의 미군이 주둔 중이란 점을 강조하며 푸틴에게 우크라이나에서의 확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앞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중대한 전쟁 확대 행위’로 규정한 상태다. 트럼프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직접 언급하며 미국이 유사시 개입할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그동안 푸틴과의 친분을 앞세워 “(취임 후) 24시간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해왔다. 다만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WP는 “트럼프는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한 후속 대화에 관심을 보였다”며 “푸틴에게 ‘영토 문제(issue of land)’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를 전제로 종전 또는 휴전 협상 가능성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푸틴 역시 지난 4월 협상 전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단념하고 러시아 점령 영토를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종전안에 격렬하게 반대한다. 또 피점령 지역의 온전한 수복 외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 기습 점령도 자국 내 러시아 점령지를 되찾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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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 "젤렌스키, 38일 후 용돈 끊긴다" -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9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용돈이 끊길 때까지 38일 남았다"고 소셜미디어에 쓴 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곧 끊길 것이라고 조롱했다. /인스타그램


크렘린은 트럼프와 푸틴이 통화했다는 사실 자체를 강력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 “WP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순전히 허구다. 전적으로 잘못된 정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의 명망 있는 매체의 정보 수준이 겨우 이 정도인가”라고 비난하면서 “두 사람 간 가장 최근 대화는 2020년 7월이고 구체적 대화 계획은 없다”고 했다.

외신에선 벌써부터 ‘종전안’ 내용이 흘러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현재 전선을 동결하고, 우크라이나가 최소 20년간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내용의 ‘종전 구상’을 트럼프의 외교 정책 고문들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10일 “1200㎞에 이르는 전선에 미국을 뺀 나토 유럽 동맹국의 병력을 배치해 ‘완충 지대’를 만드는 방안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는 총 238㎞의 군사분계선을 따라 폭 4㎞의 비무장지대를 만들어놓은 한반도와 유사한 방식이다.

트럼프발(發) 휴·종전 협상이 가시화함에 따라 한 치라도 더 많은 땅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투는 더 치열해지게 됐다. 소규모 전투를 치른 북한군의 전장 투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려 북한군을 포함한 5만명의 병력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CNN 등은 “이들 병력이 며칠 내 쿠르스크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에 대공세를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만2000명에 달하는 북한군이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 군사정보 분석기업 인텔 오퍼레이터스는 “러시아군은 지난해부터 (총알받이인) ‘일회성 보병’을 먼저 내보내 우크라이나군 전술과 취약점을 파악하고, 뒤이어 러시아 정예군을 투입하는 ‘보병 중심 강습대대 전술’을 쓰고 있다”며 “북한군은 여기서 ‘일회성 보병’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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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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