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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차량 충돌 전 자동 급감속…전기차 분해 않고 MRI 하듯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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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천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 첨단 검사 시험실에서 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이 자동차 충돌경고시스템이 정상 작동되는지 검사하기 위해 모니터를 보며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자동차 충돌경고시스템 검사는 위험할 수 있으니 조금 떨어져서 지켜봐야 합니다. 자동차가 뒤로 밀려 나가거든요.”



지난 8일 경북 김천 한국교통안전공단 첨단자동자검사연구센터. 이호상 첨단연구개발처장은 자동차 충돌경고시스템 검사 시연에 앞서 주의를 환기시켰다. 검사장비에 올라탄 현대자동차의 그랜저가 가속을 거쳐 시속 50㎞로 주행하던 중 전면 모니터에 대형 화물차가 나타났다. 이내 화물차가 점점 가까워져 ‘아 충돌하겠구나’ 싶은 찰나,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이 검사장비에서 살짝 솟아오른 뒤 뒤로 튕겨져 나왔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안전운전을 위해 고급차에 장착하고 있는 옵션인 ‘전방충돌경고시스템’(FCW)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시험해본 것이다.



현재 전방충돌경고시스템을 포함해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이탈 경고장치’(LDWS) 같은 첨단 장치는 자동차 검사 법정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첨단 장치가 점차 널리 보급되면서 안전 검사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는 게 공단 쪽 설명이다. 이 처장은 “앞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일선 자동차 검사소에서도 운전자가 본인 차량의 첨단 기능이 비상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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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천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처에서 교통안전공단 직원이 전기자동차 검사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이날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에서는 전기차 정밀 검사 장치인 전자장치진단기(KADIS) 시연도 열렸다. 마치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영상을 찍는 것처럼 차량을 분해하지 않고도 안전 상태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게 이 장치의 특징이다. 연구센터 직원이 검사용 차량인 ‘코나 일렉트릭’ 운전석 아래의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 단자에 케이블을 연결하자 배터리의 핵심인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정보를 비롯해 모터와 전자식 변속 레버, 에어백 센서 등의 상태가 모니터에 떴다. 전자장치진단기는 현재 전국의 공단 산하 자동차검사소 60곳에 모두 설치돼 있지만, 민간검사소 1892곳 중에서는 약 3분의 1인 612곳만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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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교통안전공단 연구센터 부지에 들어선 전기자동차 전용 주차 타워. 24층에 차량 50대가 주차할 수 있으며, 8대의 차량이 동시 충전할 수 있다. 최종훈 기자


연구센터 인근의 전기차 전용 주차 타워도 이날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24층 규모에 총 50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으며, 차량 8대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건물 지하에는 차량에 화재가 날 경우 자동으로 지하 수조로 이동시켜 불을 끄는 화재진압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내부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이 전기차 주차 타워가 준공돼 실증이 완료되면 유휴 토지를 활용해 전기차 주차장 사업을 하려는 민간에 관련 기술이 보급될 예정이다.



상주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안전운전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주행 중 갑자기 급가속이 일어날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인 ‘두 발 모아 브레이크 페발 밟기’, 전자식주차브레이크(EPB) 작동 요령 등이 시연됐다. 안전관리자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한 상황에서 관리자가 시속 50㎞로 주행하다가 손가락으로 이피비 레버를 당기는 작동 시범을 보였는데,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동차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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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페달이 작동하지 않는 비상시 자동차 내부의 전자식주차브레이크 레버를 손가락으로 당기면 브레이크 기능이 작동한다. 최종훈 기자


20㎏에 이르는 노인 체험복을 착용하고 운전하면서 비상시 급제동을 해보는 체험도 해볼 수 있었다. 시속 40~50㎞로 주행하던 중 갑자기 신호등의 적색 신호가 켜지고 물기둥이 솟아올랐을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차량을 안전하게 정지시키거나 위험물을 회피할 수 있는지를 체험하는 방식이다. 노인 체험복을 입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비상시 차량을 정지키시는 데 1~2초 더 소요됐다.



박승호 교육운영처장은 “버스와 영업용 택시를 운행하려는 사람은 8종의 안전운전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면서 “버스는 2주간, 택시는 5일간 교육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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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의 교육용 자동차가 빗길 곡선주로 운전을 시연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공단은 내년 2월 도입될 예정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안정성 인증제’를 앞두고 현대차, 기아 등 5개 업체와 함께 최근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배터리 안정성 인증제는 배터리 제조사가 국토교통부에 인증을 신청하면 성능시험 대행자(교통안전공단)가 안정성 시험을 거쳐 인증을 내주는 제도다. 정용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시청역 역주행, 청라 전기차 화재 등의 사고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교통 안전을 높여 나가는 게 공단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천/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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