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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여태 잘못 먹었다"…'사과 3배' 비타민, 여기 있었다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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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주방

전 세계 식품 생산량 19% 버려져

보관법 숙지해 다양한 메뉴로 활용

유통기한, 소비기한 차이도 알아야

중앙일보

냉장고 한쪽에 방치된 낡은 당근 껍질 한 조각에도 환경을 지킬 작은 힘이 숨어 있다. 다듬어 버려지는 껍질과 뿌리, 자투리 채소들이 모이면 자연과 건강에 이로운 영양분이 된다. '제로 웨이스트 주방' 실천의 하나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음식물쓰레기지수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 생산량의 19%가 버려진다. 이 중 60%는 가정에서 발생한다. 전 세계 가정에서 매일 10억 끼가 낭비되고, 1인당 연간 79㎏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한다. 국내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의 4분의 1이 소비되기도 전에 버려진다. 이런 낭비를 줄이기만 해도 수억 명의 사람이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온실가스의 8~10%를 차지해 기후위기와도 직결된다. 재료 하나하나를 소중히 다루며 남은 식품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친환경·미식, 제로 웨이스트 주방 실천법을 소개한다.

참고 자료: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생활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안내서』

중앙일보


신선 보관



버섯류는 종이봉투에, 바나나는 단독으로 둬야



식재료를 신선하고 오래 보관하려면 적절한 방법이 필요하다. 올바른 보관법이 영양소 손실도 막는다. 상추, 시금치 등 잎이 있는 채소는 씻어서 물기를 털어내고 종이 타월을 깔아 밀폐 용기에 보관하면 신선함이 오래 간다. 감자, 당근, 무 등 뿌리채소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면 된다. 냉장 보관이 필요하면 종이 타월에 싸거나 종이봉투에 넣어 습기를 조절해 주면 좋다. 버섯류도 씻지 않은 상태로 종이봉투에 넣어 보관하면 잘 무르지 않는다.

쌀, 콩, 파스타, 밀가루 같은 건조식품은 냉장고에 두지 않아도 된다. 밀폐 용기에 넣어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좋다. 열, 공기, 습기는 피해야 한다. 다른 음식의 수분, 냄새를 흡수하지 않도록 유리·플라스틱·지퍼백을 사용하길 권한다. 바나나는 다른 과일, 채소의 숙성을 빠르게 하므로 서늘한 곳에 따로 보관한다.

통째 쓰기



껍질은 튀기거나 말려서 차·간식으로



사찰 음식에는 '버리는 것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음식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영양소를 더 효율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이다. 과일도 가능하면 껍질째 먹기를 권한다. 실제로 몸에 좋은 과일·채소를 더 영양가 있게 먹는 열쇠는 껍질·뿌리·씨앗에 있다. 이 부위는 싹을 틔우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외부 환경으로부터 열매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 면역 물질이 풍부하다.

껍질째 먹는 감자 한 알에는 비타민C가 사과의 3배, 섬유소가 바나나의 5배다. 비타민의 80%가 껍질에 있다. 양파 가장 바깥쪽 껍질에 세포 노화를 막는 성분인 ‘퀘르세틴’이 속보다 4배 많다. 당근의 대표 영양소인 베타카로틴, 무에 풍부한 비타민C도 껍질에 많다. 육수를 낼 땐 겉에 묻은 흙만 씻어내고 활용하는 식으로 조리하면 좋다.

과일·채소 껍질을 말려 먹으면 꼬들꼬들한 식감과 향이 더해져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다. 참외 껍질은 장아찌로, 당근·감자 껍질은 튀기거나 잘게 다져 반죽해 구우면 건강한 간식이 된다. 석류·단호박·천도복숭아·귤 껍질은 차로 우려내 마신다.

귤 껍질과 대파 뿌리는 한방차와 한약 재료로 쓰여왔다. 귤 껍질에는 지방 흡수를 막고 붓기를 줄여주는 히스페리핀 성분이 있다. 대파 뿌리에는 혈액순환을 돕는 알리신 성분이 풍부하다. 또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잎과 줄기보다 2배 많다. 몸에서 노화를 일으키고 피로물질을 쌓이게 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대파 자투리 부분을 모아뒀다가 육수로 끓여 활용하면 자연의 혜택을 온전히 누린다.

되살리기



자투리는 모아 다지거나 갈아 볶음밥·수프로



기한이 임박하거나 남은 재료를 다시 살려내는 건 일종의 문제 해결 과정이다. 창의적으로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성취감, 만족감이 크다.

대부분 남은 식재료와 음식은 다른 음식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남은 자투리 식재료를 따로 모아두었다가 정기적으로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볶음밥, 채소국 등으로 활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무른 과일은 냉동실에 뒀다가 갈아먹거나 설탕과 함께 졸여 잼, 소스로 활용하면 된다. 시든 채소는 갈아서 수프로 만들면 영양소를 간편히 섭취할 수 있다. 남은 빵은 냉동 전에 두드려 잘게 조각낸 뒤 수프에 넣거나 올리브오일과 구워 샐러드에 넣어 먹는 것도 요령이다.

냉장고를 주기적으로 정리해 남은 재료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확인하고, 이를 먼저 사용하도록 계획하자. 오래된 식재료를 눈에 잘 보이는 냉장고 앞쪽에 두고 빨리 소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소비기한 지키기



장을 볼 땐 냉장·냉동 식품 마지막에 담기



소비기한과 유통기한의 차이를 알면 식품 낭비를 줄인다. 올해부터 의무화된 ‘소비기한’은 식품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최종 기한을 말한다. 반면에 유통기한은 매장에서 판매 가능한 기간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어도 소비기한 내라면 먹어도 안전하다.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은 식품 품질 변화가 시작하는 시점에서 60~70% 앞선 기간을, 소비기한은 80~90% 앞선 기간이다. 그간 많은 소비자가 유통기한이 지나면 제품을 먹지 않고 버리는 경향이 있어 식품 폐기물이 증가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음식이 상한 것처럼 느껴져서 소비자들이 제품 상태를 오인한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소비기한 잠정치에 따르면, 예컨대 막걸리(탁주)의 유통기한은 30~90일이나 소비기한은 46~160일이다. 과자의 유통기한은 30~183일이지만 소비기한은 54~333일이다.

소비기한을 지키려면 올바른 보관 방법(냉장·냉동·실온 보관)과 장보기 순서를 실천해야 한다. 장을 볼 땐 고기, 생선과 냉장·냉동 식품을 마지막에 담아야 신선도를 지킨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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