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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휴가 거부로 자녀 돌봄 불가능”···아시아나 승무원들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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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회사의 휴가 거부로 자녀 돌봄이 어려워 퇴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회사를 상대로 노동청 진정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 1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7.9%가 연차휴가 신청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었다고 했다. 휴가를 거절당한 횟수는 평균 9.1회였고, 97.0%는 거부 사유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응답자 22.3%는 올해 10월까지 한 번도 연차휴가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25년차 승무원인 유미선씨는 “회사는 연차휴가 신청 거절사유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고, 연차가 간절히 필요하다고 읍소하면 병가를 내서 쉬라고 한다”며 “평범한 가정의 일상을 챙길수 없고, 아프고, 아프다가 사직서를 내고 있는 현실이다. 회사에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가정에서도 엄마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승무원은 일상도 건강도 모두 포기할 것을 강요당하고, 사직서를 제출해야만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저출생이 사회적 핵심 숙제임에도 여성들이 일과 삶을 함께할 수 없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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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가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법정휴가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근로기준법 위반 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이들은 대한항공 합병을 전제로 한 과도한 긴축운영으로 인력난이 가중돼 노동자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봤다.

김음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노무사는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요구하는 시기에 줘야 하고, 예외적으로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연차휴가 승인거부는 적법한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에 해당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설문조사는 전체 약 3300명인 캐빈승무원(객실승무원) 대비 설문 참여 인원이 193명에 불과해 (전체 의견이) 정확하게 반영된 수치로 보기는 어렵다”며 “캐빈승무원의 스케줄 편성은 직급, 교육이력 등 자격요건에 따라 편성되는 직종의 특성상 탄력적인 운영에 다소 제약이 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어 “원활한 인력운영을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외 캐빈승무원 채용을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캐빈승무원의 연차 사용 및 스케줄 변경 기회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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