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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이라더니…또 빗나간 여론조사[2024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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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20년 대선 이어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 과소평가
경향신문

환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5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선거운동본부가 있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초접전’과 ‘역대급 박빙’을 점쳐온 여론조사 기관들의 예측이 또 빗나갔다. 막상 개표가 시작되자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을 300명 이상 확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상과 달리 ‘압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2016·2020년 두 차례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과소평가했던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 규모를 낮잡아 봤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오전 3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AP통신이 집계한 전국 단위 득표율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2%,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47.4%였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8%포인트에 달했다. 대선일 직전 여론조사 기관들의 마지막 발표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48%(뉴욕타임스·시에나대), 49%(NBC방송) 동률을 이루거나, 1~2%포인트 내 접전으로 예상됐던 것보다 큰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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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워드대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론조사가 들어맞았다면 두 후보는 개표 과정에서 초박빙 양상을 보여야 했지만, 예상보다 일찍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승’ 가능성이 점쳐졌다.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뉴욕타임스(NYT)마저 개표가 시작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에 무게를 실었다. 모든 지역의 투표가 마감된 6일 0시쯤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을 90% 이상으로 내다봤다.

선거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도 여론조사 예측을 비껴갔다. 7개 경합주 중 비교적 빠르게 결과가 집계된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표 내내 사실상 우위를 점하면서 승리했다.

앞서 다수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1~2%포인트 범위 내 접전을 벌였고,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선 오차범위 안이지만 앞서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개표가 후반으로 가면서 미시간에선 6%포인트까지 뒤지는 상황도 나타났다. 본투표 개표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했다가 이후 사전투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민주당으로 우위가 바뀌는 이른바 ‘붉은 신기루’ 현상도 2020년 대선과 달리 이번엔 나오지 않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선거 다음날 새벽까지 개표 상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선전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모든 면에서 2020년 대선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AP통신이 개표가 95% 이상 완료됐다고 파악한 1300여개 카운티 중 9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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