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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일 "내 아파트는 내수용, 로제는 글로벌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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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곡으로 글로벌 사랑, 선배로서 영광
가사, 친구의 사랑 이야기서 영감
곡 초반 초인종 소리 덕에 방송 가능했다
약 40년 후 곡 재조명, 나는 운 좋은 가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수일 (가수)

지금 흐르는 이 곡,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와 미국의 팝 가수죠.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불러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곡 입니다.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고 하니 국내 차트 1위는 전부 휩쓸었고요. 미국 빌보드 핫백 싱글차트 8위,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는 2위까지 올랐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2주 만에 무려 2억 5000만 뷰. 엄청나죠. 그런데요. 이 곡이 인기를 모으면서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는 곡이 있습니다. 바로 이 곡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42년 만에 재건축된 아파트의 조합장 같은 분이죠. 가수 윤수일 씨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윤수일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윤수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조합장님 이렇게 불러야 될 것 같습니다.

◆ 윤수일> 그러네요.

◇ 김현정> 아니, 요즘 정말 인기를 실감하십니까?

◆ 윤수일> 그동안에 저라는 가수 이름은 모르고 운동장이나 또는 친구들하고 이런 모임에서 좀 분위기를 업시킬 때는 이 <아파트>라는 노래가 감초 역할을 해왔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윤수일> 그래서 그 노래만 기억하고 있다가 이번에 하여튼 간에 제 얼굴이 많이 이렇게 좀 알려지는 것 같아서 새삼스럽습니다.

◇ 김현정> 상상도 못 했던 일 아닌가요? 이런 식의 재조명은.

◆ 윤수일> 사람은 오래 살고 봐야 되겠네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한편으로는 42년 동안 아파트 하면 오로지 윤수일의 아파트였는데 갑자기 후배 아파트가 더 유명해져버리는 건 아닌가, 조금 묘한 생각, 약간 서운한 생각 같은 건 안 드세요?
노컷뉴스


◆ 윤수일> 그런 것보다는 동명의 곡으로 저는 국내용이었고 글로벌적으로 이렇게 사랑을 크게 받는 것 자체가 저는 선배 가수로서 너무나 영광이죠.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얼마나 큰일입니까?

◇ 김현정> 맞습니다. 맞습니다. 아니, 그럼 혹시 그 로제 씨의 라는 곡 선생님 좀 이렇게 흥얼흥얼거려보셨어요?

◆ 윤수일> 영어로 많이 했기 때문에 영어를 흥얼거리기는 좀 그렇고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음음~ 정도. 이런 정도는 제가 이거 지금 화면이 아니라서 그렇지 한 번 딱 봤는데 그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럼 아아아~

◆ 윤수일> 예예, 그것까지 다 되죠. 그게 바로 중독성이라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맞아요. 그게 바로 중독성이죠. 윤수일 씨의 아파트, 윤수일 선생님의 아파트도 중독성이 상당히 강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으쌰라으쌰~ 으쌰라으쌰~ 이게 멜로디의 중독성 아닙니까?

◆ 윤수일> 그런데 그거를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이걸로 바뀌었어요.

◇ 김현정> 바뀐 거죠.

◆ 윤수일> 리믹스 할 때는 그렇게 리믹스를 하던데요.

◇ 김현정> 그 중독성과 이 중독성이 묘하게 이게 만나는 지점이 있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곡의 중독성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세요?

◆ 윤수일> 내수용으로는 내 게 아무래도 떼창 하기도 좋고 누구나 접근하기가 좋은 거고 또 로제 양의 아파트는 범세계적으로 아주 각광을 받고 있으니까요. 각기 개성이 다른 거죠.

◇ 김현정> 재미있네요. 이게 내수용, 수출용, 이게 굉장히 재미있네. 그나저나 이 아파트라는 곡의 작사, 작곡을 직접 다 하신 거죠?

◆ 윤수일> 그렇습니다.

◇ 김현정>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 이 가사에서 이 아파트가 어디예요? 선생님.

◆ 윤수일> 그게 잠실 쪽인데요. 잠실 쪽에 그 당시에 40년 전에는 이 고수부지가 강변에 요즘은 공원화도 되고 또 바로 아파트 단지가 한강을 따라서 다 지어졌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윤수일> 그 당시에는 드문드문 갈대밭에 하나씩 이렇게 올라가는 상태였어요. 그러니까 약간 아파트 문화가 시작되면서도 약간 저는 잠실대교를 건너다니면서 또는 천호대교를 건너다니면서 이거 참 묘하다, 아파트 문화가 보면 일어나는 것 같은데 아직도 저렇게 드문드문 이렇게 있는 걸 보면서 약간 쓸쓸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낭만적으로 저는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갈대숲을 지나.

◆ 윤수일> 제 친구의 러브 스토리가 다가왔죠.
노컷뉴스


◇ 김현정>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에서 그 나가 그러니까 윤수일 선생님이 아니라 친구분이에요?

◆ 윤수일> 우리가 창작을 하다 보면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노래도 있지만 제가 살면서 다 경험을 할 수는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윤수일> 간접적으로 소설을 읽는다든가 친구의 러브 스토리를 듣는다든가 그런 데서 저희들이 영감을 얻을 때가 굉장히 많아요. 이 아파트는 제 친구의 러브 스토리입니다. 군에 갔던 친구가 자기하고 사귀던 여자가 그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휴가를 내서 찾아와서 벨을 눌렀는데 안에 소식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경비실에 가보니까 그 몇 동, 몇 호는 가족들이 이민을 떠났습니다.

◇ 김현정> 이민을 갔다고요?

◆ 윤수일> 그러니까 그 청천벽력 같은 그런 얘기를 이 친구가 듣고는 너무 서글퍼서 서울에 있는 친구 윤수일에게 전화를 하죠. 친구야, 술 한 잔 같이 좀 하자. 저는 가수이기 때문에 술 먹는 걸 좀 견제를 하지만 그래도 어떡합니까? 포장마차에 둘이 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풀어나가는데 바로 그런 스토리를 이 친구가 눈물을 보이면서 하는 거예요. 친구는 울고 있는데 저는 돌아서서 메모를 하기 시작했죠. 묘한 장면이죠.

◇ 김현정> 친구는 수일아~ 이러면서 러브 스토리를 막 얘기하고 있는데 눈물 흘리면서 쓱 돌아가서 야 이거구나, 멜로디, 가사 쭉 적어내려. 그거 얼마 만에 작곡하셨어요?

◆ 윤수일> 한 5분 걸리죠.

◇ 김현정> 5분이요? 이게 5분 만에 나온 곡입니까?
◆ 윤수일> 5분이면 되죠. 쓸쓸한 너는 머물지 못하고 나한테 간다 말도 안 하고 미국으로 떠나. 군에 있으니까 충격을 받을까 싶어서 이 여자친구가 말을 못한 거예요. 그런 거를 압축해서 제가 너를 못 잊어, 오늘도 바보처럼 미련 때문에 다시 찾아왔지만 아무도 없는 아무도 없는 쓸쓸한 너의 아파트였잖아요. 그럼 5분 만에 나오죠.

◇ 김현정> 이 곡의 스토리를 제공한 그 친구 분은 이게 내 얘기구나라는 걸 듣고 아셨을까요?

◆ 윤수일> 네,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얘기했어요. 그리고 제가 포장마차가 아니라 제대로 된 식사도 대접하고 내가 잘했습니다.

◇ 김현정> 잘하셨네요. 그 친구 분 덕분에 정말 대한민국 가요사에 길이 남을 명곡이 나온 거네요.

◆ 윤수일> 고맙습니다.

◇ 김현정> 친구 분 잘하셨습니다.

◆ 윤수일> 과찬이십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저는 이 노래를 더 인상적으로 만드는, 더 세련되게 만드는 요소가 맨 앞에 초인종 소리. 딩동딩동, 딩동딩동, 이 부분인 것 같은데 이거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내신 거예요?

◆ 윤수일> 로제 양의 를 보면 아파트, 아파트~ 딱 술자리에서 게임하는 그걸 구호를 넣었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윤수일> 그것도 굉장한 기회에 꽂히는 그런 대목인데요.

◇ 김현정> 맞습니다.

◆ 윤수일> 저도 그 곡을 만들면서 아파트를 상징하는 게 무슨 소리가, 소리잖아요. 저희들은 소리를 가지고 음악을 만드니까. 무슨 소리일까 바람 소리야? 아니야, 차 지나가는 소리야? 아니야.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딩동딩동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래서 이거구나 하고 또 돌아서서 쓰신 거예요? 초인종, 이렇게.

◆ 윤수일> 예, 저는 요구르트를 받으면서 저는 하나를 건진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아파트라는 명곡이 친구 분의 도움과 야쿠르트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거네요.

◆ 윤수일> 그럼요. 그럼요. 그건 속일 수가 없는 겁니다.

◇ 김현정> 속일 수가 없어. 이 노래 저는 그렇게 오래 부르면서도 이런 비하인드가 숨어 있는지 몰랐는데 아니, 그런데 이런 곡이, 이렇게 오래토록 사랑받은 이 곡이 처음에는 공중파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장될 뻔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 윤수일> 아니, 첫 반응은 별로였어요. 사랑, 이별, 슬픔, 외로움 또는 괴로움, 이런 걸로 노래를 만들어야지 무슨 이 콘크리트에 이 아파트, 엉뚱한 제목을 가지고 곡을 만들었느냐 하는 식의 처음에 반응은 냉랭했어요. 그래 제가 일단은 한번 틀어보십시오. 일단 한번 방송에 한번 내보내봅시다 이러면서 하니까 딩동딩동이라는 데부터 매료가 되기 시작하는 거죠.

◇ 김현정> 그게 음악다방의 디제이들, 그 당시에는 음악다방이 많았는데 음악다방의 디제이들이 딩동딩동, 이거에서부터 이거 굉장히 좋다. 영감을 받아서 틀기 시작한 게 오히려 방송가로 바람이 역으로 불었다, 제가 이런 얘기 들었어요.

◆ 윤수일> 맞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재미있네요.

◆ 윤수일> 스토리텔링이 되잖아요. 딩동딩동 하면서 저쪽에서 문 열고 들어오는 사람한테 어서 오세요라는 말도 걸 수 있고.

◇ 김현정> 음악다방에서?

◆ 윤수일> 네.

◇ 김현정> 그러네요.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각종 응원가로 쓰이고 노래방 애창곡으로 불리고 그런 거 보면 가수는 얼마나 뿌듯하세요?

◆ 윤수일> 요즘 제가 입에 달고 다니는 소리가 참 나는 운이 좋은 가수 중에 한 사람이다. 저처럼 이렇게 40년 후에도 이렇게 다시 그 곡이 재조명되고 이런 경우는 참 드문 경우인데 이건 저의 어떻게 보면 하늘이 주신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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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러네요. 로제 씨 아파트 나오기 전에도 말입니다. 선생님. 응원가로 젊은이들이 윤수일이라는 가수는 몰라도 으쌰라으쌰 이거는 다 따라 부르지 않습니까? 떼창이라고 하잖아요. 그거 보면 기분이 어떠셨어요?

◆ 윤수일> 어떤 데는 제 목소리보다 으쌰라으쌰, 공연장에 가면 그게 더 컸어요. 그래서 굉장히 제가 이게 뭐지?

◇ 김현정> 이게 뭐지.

◆ 윤수일> 이럴 때도 있었잖아요.

◇ 김현정>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 윤수일> 너무 제 자랑만 하는 것 같아서 오늘 이 방송 좀 부담스럽습니다. (웃음)

◇ 김현정> 저는 그래서 정말로 그 당시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셨지만 지금 태어나서 지금 20대로 활동하신다면 블랙핑크, BTS, 뉴진스 다 저리 가라 제치고 활동하셨을 가수가 윤수일 씨가 아닌가 싶은데 1955년생이시니까 내년이면 칠순이시더라고요. 저희가 보니까. 그런데 내년에 지금 새 앨범 내는 걸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하고 계시는 거죠?

◆ 윤수일> 그렇습니다. 참 공교롭게도 제 앨범이 거의 나오기 직전에 이런 세계적인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 김현정> 팬들이 그리고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이거 10년 만에 새 앨범 내시는 거 아닙니까?

◆ 윤수일> <터미널>이라는 곡 다음으로 앨범을 냅니다.

◇ 김현정> 타이틀곡 제목 정해졌나요?

◆ 윤수일> 영업비밀입니다.

◇ 김현정> 영업비밀이 제목은 아니죠? (웃음) 선생님 진짜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하는데 여전히 유쾌하시고 여전히 목소리 쌩쌩하시고 저는 곧 나올 그 새 앨범 너무 기대됩니다.

◆ 윤수일>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이렇게 인터뷰 귀한 시간 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요. 오랜만에 목소리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 윤수일> 저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 김현정> 다음번에는 신곡도 한번 라이브로 부탁드릴게요.

◆ 윤수일> 약속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대단히 고맙습니다.

◆ 윤수일>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가수 윤수일 씨였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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