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코도마뱀. 게티이미지 |
충북 청주의 한 빌라에서 애완용 뱀·도마뱀 등 약 100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청주시 등은 장기간 방치돼 굶어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하고 있다.
4일 청주시, 청주흥덕경찰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11일 오전 9시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한 빌라에서 게코도마뱀(도마뱀붙이) 232마리, 볼파이톤(비단뱀) 19마리 등 251마리 사육 현장을 확인했다. 현장에는 도마뱀 80마리, 뱀 15마리가 죽어 있었고, 뱀 2마리는 구조 과정에서 숨졌다. 청주시 축산과 관계자는 “이 빌라 주인이 지구대를 통해 수개월째 세입자와 연락이 안 된다고 해 경찰 등과 현장을 확인했더니 파충류 수백 마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빌라에는 자동 온습도 조절 사육장이 조성돼 있었다.
청주시는 도마뱀 152마리와 뱀 2마리 등 154마리를 구조해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로 옮겼다. 청주시 축산과 관계자는 “어렵게 연락이 닿은 파충류 소유 세입자는 ‘다른 지역에서 일하느라 집을 비웠다’고 했는데, 죽은 도마뱀과 뱀이 장기간 방치로 굶어 죽은 게 아닌가 추정된다”며 “이들 뱀·도마뱀 소유주가 소유권을 포기해 일반 분양을 추진했는데, 지금까지 도마뱀 134마리가 분양됐다. 뱀은 금강유역환경청을 통해 멸종위기종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확인되면 국립생태원으로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도마뱀·뱀 소유자 ㄱ(20대)씨를 조사할 방침이다. 청주흥덕경찰서 형사팀은 “청주시가 지난달 17일 ㄱ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ㄱ씨와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동물이 죽은 이유·과정·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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