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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자들이 본 윤석열 국정 전반기 성적 ‘2.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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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임기 반환점…30명에 평가 의뢰
정치·경제·민생 대부분 ‘낙제점’
“잘한 것 못 찾아” 0점도 5명이나

“고집만 앞선 아마추어의 헛발질”
“공사구별 붕괴” “정치 실종” 혹평

국내 정치학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전반기를 평가하며 10점 만점에 2.2점이라는 낙제점을 줬다. 이들은 “공사 구별의 붕괴” “정치 실종” “고집만 앞선 아마추어” “사회·갈등 심화” 등 진단을 내리며 윤 대통령에게 임기 후반 변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경향신문이 오는 10일 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내 대표적인 정치학자(외교·안보 포함) 30명에게 윤 대통령의 전반기 평가를 의뢰해 3일 집계한 결과 10점 만점 기준 평균 점수가 2.2점에 그쳤다. 최고점은 5점이었다. 5점을 준 1명도 통상 낙제에는 ‘5점 이하’를 매긴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가장 많은 10명이 2점을 줬는데, 일부는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정도에 머무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도저히 잘한 것을 찾을 수 없다”며 0점을 준 학자도 5명이나 됐다.

학자들은 준비 없이 당선된 대통령이 좌충우돌하면서 국정이 방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는 “영부인 문제를 포함해 공사 구별의 붕괴가 매우 심각하다”며 “민주공화국 요체인 타협과 조정 없이 즉흥적 제안과 중단, 과격한 추진과 충돌의 사례가 온갖 부분에서 빈발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검찰, 관료, 법원에 의존하면서 정권이 급속도로 위기에 빠졌다”며 “정치의 본령인 갈등 관리와 국민 통합에 심각하게 실패하고, 국정은 근본 방향을 잃고 있다”고 했다.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는 “의욕과 고집만 앞선 아마추어 대통령의 좌충우돌과 헛발질이었다”며 “섣부른 해법으로 갈등을 부각시킨 후 뒷수습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없었다”며 “갑자기 등장한 대통령, 대통령제의 숙명적 결함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가 상당히 부족하다”며 “2년 반 동안 대통령놀음, 용산에서 소꿉장난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정치력이 부재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가 사라지고 민주주의 규칙이 위협받은 최악의 시기”라며 “대통령으로서 유일하게 한 것은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뿐”이라고 혹평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공약이었던 공정과 상식보다는 독단과 불통에 의한 국정운영을 했다”며 “야당과의 협치가 실종돼 총선에서 실패하고 김건희 여사 의혹 미대처로 탄핵 위기와 레임덕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한국 사회를 통합하기보다 사회갈등, 정치적 갈등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 문제에서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법치가 무너졌다는 비판도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교수는 “자기 부인 관련된 법안(김 여사 특검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보수는 법치에 강점을 가지는데 이분은 그것조차도 제대로 못한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교수는 0점을 준 이유에 대해 “조선시대 왕도 재상들의 견제를 받았는데 시스템에 대한 마인드가 없는 분”이라며 “가족을 지키는 것이 통치의 주목적이 됐다. 마이너스가 있다면 마이너스를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미덥 기자·정치부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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