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연합뉴스 |
미국 대선 투표일을 사흘 앞둔 2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돌연 주요 승부처로 떠오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세 대결을 벌였다.
투표일 앞 마지막 주말로 핵심 지역들에 집중하는 두 후보가 같은 날 조지아·애리조나·네바다와 함께 선벨트 경합주에 속하는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은 것은 이곳이 막판에 주요 승부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해리스는 이날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유세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생활비를 낮추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경제 분야 공약에 집중했다.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로 이어지는 분주한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10월 신규 일자리 수가 허리케인 등의 영향으로 예상을 크게 밑도는 1만2천개에 그쳤다며 “불황 때의 수치”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2인자인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실정’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7개 경합주들 중 트럼프가 유일하게 2016·2020년 대선에서 모두 이긴 곳이다. 그래서 러스트벨트 3개 경합주(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트럼프 입장에서 불안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시엔엔(CNN) 여론조사에서는 이곳에서 해리스에게 1%포인트 뒤졌다. 선벨트 4개 주를 석권하고 러스트벨트 중 하나를 차지해야 하는 트럼프로서는 막판에 후방이 불안해진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2일 끝난 사전투표에 유권자 절반 이상이 참여해 2020년 대선을 뛰어넘는 열기를 보여줬다. 여기에는 트럼프 캠프의 독려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 쪽은 불안한 기색이다. 한 익명의 트럼프 캠프 관계자는 엔비시(NBC) 방송에 “선벨트에서 한 곳을 내준다면 그것은 노스캐롤라이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선거인단 16명이 배정된 노스캐롤라이나를 내주더라도 러스트벨트 경합주들 중 펜실베이니아(19명)에서 승리하면 당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러스트벨트에서 미시간(15명)이나 위스콘신(10명) 중 하나가 노스캐롤라이나의 패배를 만회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3·4일에도 다른 곳들을 들르는 한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유세하며 이곳을 지켜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트럼프에게는 불길한 여론조사 결과가 또 있다. 공화당 우세 주로 분류돼온 아이오와에서 해리스가 3%포인트 앞선 결과가 2일 나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경합주 여론조사 추이는 계속 조사 기관들마다 오차범위 내에서 미세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선거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최근 여론조사 평균으로는 해리스가 미시간(0.9%포인트)·위스콘신(0.6%포인트)에서 앞서고, 트럼프는 애리조나(2.5%포인트)·노스캐롤라이나(1.6%포인트)·조지아(1.5%포인트)·네바다(0.9%포인트)·펜실베이니아(0.3%포인트)에서 우위를 보인다.
양쪽은 남은 이틀 간의 유세도 러스트벨트를 중심으로 경합주들에 집중할 예정이다. 3일 해리스는 미시간,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에서 유세한다. 둘은 투표일 전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할 계획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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