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홍준표·조해진 "대통령비서실부터 전면 쇄신 필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처음 10%대로 떨어진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난 4·10 총선 참패 이후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20%대가 무너져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여당에선 윤 대통령이 자신과 김건희 여사 관련한 의혹들을 온전히 해소하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온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9%이고 부정평가는 72%로 취임 이래 긍정 평가는 최저치, 부정 평가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보수의 성지'라고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민심 이반 현상이 뚜렷하게 포착됐다. 지난주 조사 대비 긍정 평가가 8%포인트(p) 급락한 18%로 나타났다. TK 지지율이 10%대가 된 건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이외 서울은 22%, 인천·경기 16%, 부산·경남(PK) 22%, 대전·세종·충청 29%, 광주·전라는 6%로 집계됐다.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로 김 여사 문제가 17%이고, 경제·민생·물가(14%),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7%), 소통 미흡(7%) 순이었다. 긍정평가는 외교(33%), 의대 정원 확대(8%), 전반적으로 잘한다(6%) 순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간 통화 녹취록은 이번 조사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공개됐다"며 "향후 반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공개적으로 정부를 향한 쇄신 요구가 이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 필요성, 특검법 수용 등 다양한 대안이 거론됐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도, 보수도 궤멸의 위기에 들어섰다"며 "윤 대통령 부부가 모든 잘못에 대해 참회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김 여사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려면 특검 밖에 없다"며 "남은 임기 해야 할 국정과제를 정하고 정부와 대통령실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통(윤석열 대통령)이 무너지면 우리에게 차기 대선은 없다"며 "당은 방기(放棄, 내버리고 아예 돌아보지 않는다)하고, 대통령 비서실부터 전면 쇄신하고, 내각도 전면 쇄신하라"고 촉구했다.
조해진 전 국민의힘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참담한 일이지만 예상 못했던 바는 아니다"라며 "이번 조사에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녹음 공개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율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조 전 의원은 "바닥에서 치고 올라오기 위해서 필요한 건 파천황적인 쇄신책"이라고 의견을 더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 분위기와 기시감이 든다는 말이 나온다. 2016년 10월 4주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10%대를 기록하고, 11월 4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5%로 폭락한 이유에서다. 홍 시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전야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고 적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1.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아주경제=구동현 기자 koo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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