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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녹취에 오동잎 떨어졌다”...한동훈의 ‘침묵’과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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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사이의 통화 녹음을 공개해 파장이 커지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침묵에 들어갔다. 민주당이 추가 녹취 공개를 예고한 가운데,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와 ‘배신자 프레임’의 기로에 섰다는 평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김영선이 좀 해줘라’ 통화 내용에 대해 “법률적으로 문제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도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통화가 취임 전인 공무원 신분이 되기 전인 2022년 5월 9일에 이뤄져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의 1호 당원인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선 자신의 정치적인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것”(권성동 의원),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 행위는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김재원 최고위원), “그냥 좋은 의미로 말씀하신 사적인 이야기”(강명구 의원)라는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하지만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통화 녹음이 공개된 당일부터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1일에도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한동훈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보다는 침묵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당내에선 한 대표의 장고가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어떤 녹취를 틀지도 모르고, 지금은 예상할 수 있는 게 희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친윤계 일각에선 이런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이 시작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구속되기 싫어서 제멋대로 지껄이는 선거 브로커 하나가 나라를 휘젓고 있고 야당은 이에 맞추어 대통령 공격에만 집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항하는 여당은 보이지 않고 내부 권력투쟁에만 골몰하는구나. 박근혜가 그래서 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줌도 안 되는 정치 낭인들 모아 내부 총질이나 일삼으니 꼭 탄핵 전야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며 한 대표를 저격했다.

관건은 여론의 향방이라는 게 정치권의 주된 시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불거졌을 때는 2016년 말 20%대 지지율의 붕괴였다. 당시 핵심 지지층이 돌아서며 ‘데드덕’(권력 공백)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이에 김무성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전 대표 등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원들이 등장했으며, 2016년 12월 9일 국회는 재석 의원 299명 가운데 찬성 234표로 탄핵소추안은 가결됐다.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이정현 전 의원은 탄핵안이 가결된 지 약 40분 뒤에 사퇴 입장을 밝혔다.

1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19%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72%였다. 특히, 대구·경북(TK)지지율이 한 주 사이 8%포인트(p) 떨어진 18%를 기록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TK 지역에서 10%대 지지를 받았다.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김 여사 문제’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 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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