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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대북방송' 소음 마을 찾은 이재명의 '언중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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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6개월 만에 총선백서 공개…선거 패배는 당정 탓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확인돼…최대 1만2000명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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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보수세가 강한 인천 강화군의 북한 군 접경지를 찾아 한 주민에게 "왜 민주당을 찍지 않느냐"고 물어 눈길을 끌었다. /남윤호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왜 민주당 안 뽑느냐" 뼈 있는 농담 던진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북한 군 접경지인 인천 강화군을 방문했어.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피해가 계속되는 당산리마을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피해 상황도 점검했지. 꽤 심각한 얘기가 오갔을 텐데, 웃음 터진 순간이 있었다면서?

-맞아. 마을회관에서 간담회를 하고 주민들과 마을을 돌며 소음 피해 상황을 점검할 때였어. 문득 이 대표가 한 주민에게 "민주당이 집권하면 평화로워져서 살기 좋아지고, 접경지역의 땅값도 오르는데 왜 자꾸 전쟁 긴장을 격화시키는 당을 찍느냐"고 묻는 거야.

-인천 강화군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 지난 10·16 재·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패배한 곳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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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북한의 대남방송 피해를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평화"를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인천 강화군 당산리마을에서 북한 확성기 피해를 겪는 주민들과 만난 이 대표. /남윤호 기자


-이 대표는 너무 궁금하다는 듯 "평화를 중시하던 참여정부 때는 경기 파주 같은 접경지역도 땅값이 올랐다"며 "평화체제가 접경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생활상으로도 이득이고, 대남방송으로 인한 피해도 없는데"라고 의아해하더라. 그러면서 "우리가 뭘 더 해야 하냐. 우리가 지지를 못 받은 이유가 뭐 같나. 우리도 대책을 세워야 하니까"라고 했어. 정말 궁금했나 봐.

-주민의 반응은 어땠어?

-해당 주민은 "민주당이 진 것 같지 않다. 매번 (선거에서 득표율이) 30% 정도 나오다가 이번에 40% 넘지 않았느냐"면서 "다음에는 넘어갈 것 같다"고 했지. 접경지 주민들의 평화체제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방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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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총서백서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뉴시스


◆김빠진 총선백서…공개 후에도 '존재감 無'

-국민의힘의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 '총선백서'가 공개됐다고?

-응. 지난 총선이 끝난 지 201일 만에 총선백서가 지난달 28일 공개됐어.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보니 '패배 원인을 분석해 쇄신하자'는 백서의 본래 취지가 이미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 나왔어. 근데 그보다 더 문제는 백서에 포함된 '내용'이야. 오래 걸린 시간이 무색해질 만큼 이번 백서에는 핵심이 담기지 않았어.

-패배의 원인으로 '불안정한 당정 관계'를 꼽았는데,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지 않고 단순히 '당정 엇박자'로 묶어 당과 정부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어. 총선 전 잇따라 불거진 대통령실발 악재 이슈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이는 상황은 인정하면서도 당도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본 거야.

-총선 이후 가장 큰 패배 원인으로 거론되었던 '대통령실 책임론'이 백서에 담길지가 관건이었어. 하지만 백서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고, 김건희 여사도 설문조사 결과에만 한 차례 등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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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지난달 28일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해 공개한 총선백서에 '불안정한 당정 관계'와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한 한동훈 대표(사진)의 '전략 부재'를 주요 원인으로 적시했다. /남용희 기자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야?

-'살아나기 위한 몸부림'이란 각오와 함께 시작된 백서는 애초 지난 7월 당 전당대회 전까지 발간이 마무리될 예정이었어. 그런데 작업 과정에서 당내 잡음이 지속됐어.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대표의 책임론이 부각될 경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고, 백서에 최종적으로 담길 내용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엇갈리기도 하면서 발간 시기가 조금씩 미뤄진 거지.

-총선백서 공개 이후 반응들은 어땠어?

-백서 공개 이후 만나는 당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총선백서 보셨느냐"고 물어봤어. 그럼 대부분 '언론 기사를 통해 대략적으로만 봤다', '봤는데 별거 없더라' 등 비슷한 반응을 보였어. 백서를 읽은 한 중진의원은 "너무 양비론적으로 풀어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어. 한 보좌관도 "조정훈 백서특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설' 등에서부터 백서의 공정성과 의미가 이미 손상됐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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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의 북한군 투입 작전명이 '프로젝트 보스토크'(동방 계획)인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군 운용 책임자로는 러시아 공수사단 사령관 출신이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북한군이 도열해 있는 모습. /AP. 뉴시스


◆작전명 '프로젝트 보스토크'...윤곽 드러나는 北 파병

-러시아의 북한군 투입 작전명이 공개됐다고?

-응. 지난달 31일 일본 NHK 보도였는데 'проект восто́к'라는 이름의 작전명이라고 해. 영어로 보자면 '프로젝트 보스토크'이고, 한글로 풀이하면 '동방 계획' 정도가 될 수 있겠어. 보스토크는 러시아어로 '동방'이라고 해. 러시아를 기준으로 한다면 동방은 동북아를 의미하는데 북한이 여기에 포함돼 있지. 그 의미를 감안한 작전명으로 보여. 러시아가 4년마다 주관하는 동북아 합동 군사 훈련 이름도 보스토크야. 중국, 몽골, 벨라루스 등이 참여하는 보스토크 훈련은 열리는 해에 맞춰 '보스토크-2014' '보스토크-2018' '보스토크-2022' 등으로 불려.

-프로젝트 보스토크의 책임자도 정해졌다고?

-북한군 운용 책임자로 2020년부터 러시아 76공정(공수)사단 사령관을 지낸 인물이 임명됐다고 해. 76공정사단은 러시아 내에서도 최정예로 꼽힌다고 하더라고. 과거 보도 등을 보면 76사단은 중러 합동 군사훈련에 참여했고, 인도와의 연합훈련에도 이름을 올렸어. 러시아가 공수사단 지휘관 출신을 보낸 걸 보면 파병된 북한군 특성을 고려한 조치로 보여. 이번에 파견된 북한군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특수부대라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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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파병 규모는 최소 8000명에서 최대 1만2000명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를 향해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는 모습. /AP. 뉴시스


-북한에서도 3명의 장성을 보냈다고 해. 우크라이나 측이 밝힌 이들은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이야. 김영복은 우리 국가정보원이 러시아 파견 사실을 공식 확인해 크로스체크됐다고 볼 수 있지. 리창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폭풍군단을 시찰할 때 모습을 드러낸 적 있어. 신금철에 대한 신원 파악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우리 정부도 아직이라고 해.

-북한군의 전장 투입은 시간 문제라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할 북한군은 최소 8000명에서 최대 1만2000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미국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8000명이 배치돼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혔어. 이들이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해.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수를 1만2000명으로 파악하고 있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북한의 파병이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까.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김수민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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