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국내 기술로 제작한, 최대 12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자율주행셔틀 ROii.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제공 |
테슬라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각) 자율주행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이버캡은 ‘어떤 작업이나 조작도 자동적으로 행하는 기계 장치’라는 로봇의 정의에 초점을 맞춰 운전대와 페달 없이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된다. 테슬라 대표 일론 머스크가 10년 전부터 말해왔던 일반도로 자율주행과 테슬라 차를 로보택시로 등록한 차 소유자는 차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택시로 활용해 수익창출을 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반면 행사 후 ‘실망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테슬라의 주가가 8%나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구체적 계획이 없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미국 곳곳에서는 이미 누구나 일반 택시를 타듯 앱을 통해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탈 수 있는데, 각 주 정부의 자율주행차 운행 승인 절차를 비롯해 운영 방식 등 세부 내용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지난 18일 테슬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 작동 중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 등과 관련해 약 241만 대에 대해 예비조사를 시작하는 등 장벽도 만만치 않다.
중, 누적 운행거리 1억㎞ 넘어
실제 로보택시는 기술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자율주행차가 달리는 도로는 보행자, 자전거를 비롯해 수많은 다른 운송수단과 공유하는 공간으로 법적, 사회적 규칙들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자율주행차와 도로를 함께 달릴 수 있느냐는 ‘사회적 수용성’도 중요하다.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지난 3월 발표한 연례 자율주행차 관련 설문조사에서 조사 대상 중 68%가 자율주행차를 ‘두렵다’고 했다. 3년 전인 2021년 54%보다 증가한 수치다. 여러 자율주행차 사고가 알려지면서 공포감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미국 자동차공학회(SAE)가 제시한 ‘제이(J)3016’ 표준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인간 운전자가 모두 통제해야 하는 ‘레벨0’(비자동화)부터 자동차가 모든 과정을 주도하고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5’(완전자율주행)까지 모두 6단계로 구분된다. 레벨0~2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이고, 레벨3~5는 시스템이 운전의 주도권을 갖는다. 자동차 회사 중에는 벤츠가 독일 일부, 미국 캘리포니아, 중국 베이징 등에서 레벨3 운행 허가를 받았고, 중국 브랜드인 비야디(BYD)가 지난해 7월 중국 선전에서 레벨3 테스트 면허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레벨3 기술인 고속도로 자율주행(HDP)을 2022년 출시하려고 했다가 제한속도 변경 등의 이유로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레벨4’(고도의 자동화)는 현재의 로보택시에 해당하는데 대부분의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한다. 미국의 웨이모, 중국의 바이두가 현재 레벨4 수준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중이다. 마지막 단계인 ‘레벨5’는 모든 환경에서 인간 운전자의 어떠한 개입도 필요 없이 시스템이 운전한다.
로보택시는 2017년 미국 웨이모가 가장 먼저 시작했고, 2020년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였다. 현재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우버나 리프트 등 차량 호출 서비스와의 적극적인 제휴로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웨이모 드라이버’라는 자체 개발 자율주행 기술을 갖고 있어 현대자동차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전기차인 아이오닉5에 이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자체적인 웨이모 앱은 물론이고 우버를 통해 로보택시를 공급하는 것으로 자율주행 기술(웨이모)-고객 호출(우버)-자동차 공급(현대자동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실제 로보택시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의 아이티(IT) 기업 바이두는 2013년 중국 최초로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현재 ‘아폴로 고’라는 이름의 로보택시를 2022년부터 운행 중이다. 우한에만 500대가 있는데 연말까지 1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의 기본요금이 18위안(약 3500원)인데 반해 아폴로 고는 4위안(약 800원)에 불과해 직업 파괴 등 큰 논란도 일었다. 아폴로 고는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선진 등 다양한 중국 도시에서 운행 중으로 지난 7월까지 총 자율주행 누적 운행거리가 1억1000만㎞를 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포니닷에이아이, 자율주행 스타트업 위라이드·오토엑스, 자동차 제조회사 상하이자동차, 차량공유 모바일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등 여러 업체가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미래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점점 힘을 키워가고 있다.
운전대·페달 규제는 불필요
㈜소네트의 로보택시. 소네트 제공 |
이에 견줘 한국은 어떤 상황일까.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포티투닷을 비롯해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소네트 등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은 미국의 웨이모나 중국의 바이두처럼 레벨4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고, 전국 34개 지자체에서 자율주행차를 시범운행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가장 많은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장기주차장을 오가는 셔틀, 세종시와 대구광역시 달성군의 테크노폴리스 내부 도로 등도 대표적인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역이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국내 자율주행기술 전문업체 에스더블유엠(SWM)이 만든 자율주행차로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심야 시간에 무료 운행을 시작하기도 했다.
국내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다. 예를 들어 운전자에게 필요한 운전대나 페달 등에 대한 안전기준은 자율주행차에서는 불필요한 규제다. 지난 7월10일이 되어서야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에 들어갔으나 이런 자율주행차 부품에 대한 특례 규정인 제11조는 다소 늦은 내년 3월 시행하기로 했다. 또 제40조 자율주행자동차의 성능인증 항목을 보면 자율주행 시스템이 변경되었을 때 성능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새 기술이 나올 때마다 실제 적용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해외처럼 넓은 지역을 자유롭게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는 지정된 구간만을 뺑뺑이 도는 방식인 것도 도로주행 데이터를 쌓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대량 투자가 이뤄지는 미국이나 정부 지원이 막강한 중국과 경쟁하려면 적극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1886년 첫 내연기관 자동차가 나온 이래 138년을 지나며 동력원이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바뀌고 기계 장치보다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 커지며 차를 쓰는 방법이 달라졌다.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는 ‘운전’이라는 영역을 바꾸게 될 것이다. 첨단 기술 경쟁을 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정을 가지고 함께해 주신 필자와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동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자동차생활’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여러 수입차 브랜드에서 상품기획, 교육, 영업을 했다. 모든 종류의 자동차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다양한 글을 쓰고, 자동차 관련 교육도 하고 있다.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