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와 황동재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나선다. 각각 엘린이(LG+어린이)와 삼린이(삼성+어린이) 출신인 선수들이 LG와 삼성의 가장 중요한 시리즈 분수령의 경기서 출격하게 됐다는 게 인상적이다.
LG와 삼성에게 모두 매우 중요한 PO 3차전이다. 먼저 LG는 원정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삼성에게 내줬다. 2경기 연속 10실점을 하면서 대패를 당한 충격이 크다.
삼성 라이온즈의 황동재(왼쪽)와 LG 트윈스의 임찬규(오른쪽)이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등판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
패배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당장의 1승이 절실한 LG다. 시리즈 전적 2패로 몰려 있는만큼 만약 17일 3차전마저 내준다면 그대로 올해 가을야구서 탈락한다. 준PO 시리즈서 혈투 끝에 PO에 진출한 LG의 입장에선 상상도 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공교롭게도 LG를 구원할 운명은 준PO 시리즈의 팀 히어로 임찬규가 맡게 됐다. 올 시즌 임찬규는 25경기서 10승 6패 1홀드 평균자책 3.83을 기록하며 LG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그리고 가을야구에서도 임찬규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5차전 도합 11.1이닝 동안 단 5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만을 내주면서 3실점(2자책)만을 했다. 2경기 평균자책 1.59의 역투를 펼쳐 준PO 2승을 수확한 임찬규는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기자단 67표 투표 가운데 34표 득표율 50.7%)로 선정된 바 있다.
LG가 시리즈 1차전을 내준 직후인 6일 준PO 2차전서는 5.1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실점(1자책) 역투를 펼쳐 LG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어 LG가 이후 준PO 2~3차전을 내리 잡은 이후 4차전서 연장 끝내기 충격 패배를 당하자 다시 임찬규가 나섰다. 임찬규는 시리즈 향방이 걸린 11일 준PO 5차전서도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쳐 LG를 PO로 이끌었다.
LG 임찬규.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LG는 1차전 선발투수 최원태가 3이닝 7피안타(2홈런) 3탈삼진 5실점, 2차전 선발 손주영이 4.1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을 하는 등 선발진이 초반 실점을 한 이후 구원진마저 차례로 무너진 끝에 2경기 연속 대패를 당했다.
그런만큼 준PO 시리즈서 LG 선발진 가운데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했던 임찬규가 긴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던져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올 시즌 임찬규는 삼성을 상대로2경기서 1패 평균자책 4.22의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다. 2경기서 무려 8방의 홈런을 때려내며 홈에서 폭발적인 화력을 보여준 삼성 타선을 홈인 잠실구장에서 막아낼 수 있을지가 PO 3차전 최대 관전포인트다.
삼성의 5년차 우완투수 황동재는 PS 데뷔전을 치른다.
황동재는 올 시즌 15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6월말 콜업 후 불펜으로 나서다가 8월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선발로 나섰다. 창원 NC전 5이닝 4피안타 1사사구 2실점 노 디시전, 8월 23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 5이닝 3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 노 디시전, 8월 29일 5.2이닝 2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노 디시전에 이어 9월 4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4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통산 2승에 성공했다.
사진(대구)=이정원 기자 |
그런 황동재는 외국인 선발 투수 코너 시볼드의 부상 등으로 아직 선발투수로는 물론 프로 투수로서 커리어도 짧지만 PO 3차전 선발투수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15일 MK스포츠를 만난 황동재는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지만 개인 성적에 욕심을 내면 안 된다. 엔트리에 있는 모든 투수가 나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점수를 막아야 한다. 팀이 이겨야 선수가 있다. 항상 팀을 위해 던지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황동재는 “난 (원)태인이 형처럼 정교하게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공 끝에 있는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민호 형 믿고, 수비 믿고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1~2차전 대승을 통해 삼성으로선 유리한 상황에서 3차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팀 분위기도 그 어느때보다 더 좋다. 다만, 주장인 구자욱이 왼쪽 무릎 인대 손상으로 남은 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당장 3~4차전 출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PS 데뷔전을 치르는 황동재의 겁이 없는 깜작 역투를 기다리는 이유다. 올 시즌 황동재는 LG를 상대로 7월 30일 구원 등판해 1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미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알려졌듯이 임찬규는 LG 트윈스의 어린이 회원, 황동재는 삼성 라이온즈의 어린이 회원 출신의 지역 연고 프랜차이즈 스타다. 임찬규가 2011년 LG에, 황동재가 2020년 삼성에 입단한 이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고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17일 펼쳐지는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엘-삼)린이 선발 매치업’에선 과연 누가 웃게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