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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알고 싶어 한글 배우고 자원입대 했죠”

중앙일보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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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보병사단 백마여단에서 운전병으로 복무 중인 이지창 상병. [사진 제35보병사단]

제35보병사단 백마여단에서 운전병으로 복무 중인 이지창 상병. [사진 제35보병사단]


“한글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대한민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말레이시아 시민권을 포기하고 지난해 12월 18일 육군에 자원입대한 제35보병사단(사단장 김광석 소장) 백마여단 이지창(20) 상병의 말이다.

14일 35사단에 따르면 현재 운전병으로 복무 중인 이 상병은 2004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2022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7년간 말레이시아에서 살았다. 한국어보다 말레이시아어와 영어가 익숙한 환경이었다고 한다. 이 상병은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인생에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군에 입대했다”고 했다.

이 상병이 귀국을 결심한 건 고등학교 졸업 후 말레이시아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 일을 도우면서다. 그는 이때 “내 뿌리인 한국을 알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이후 현지에서 한국인이 많이 다니는 교회에 다니면서 한글을 익혔다고 한다. 이 상병은 “집에서도 말레이시아어·영어보다 한국어를 쓰며 생활화했다”고 말했다.

모병제인 말레이시아에선 본인이 자원하지 않으면 군 복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 상병은 지난해 귀국 후 말레이시아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입대 후 병기본(병진급개인기본훈련평가) 교재에 있는 군사 용어 중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용어가 많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병기본은 육군 병사가 다음 계급으로 진급하기 적절한지 평가하는 훈련을 말한다.

35사단 측은 “아직 한국어가 서툰 이 상병은 영어로 번역해 교재 내용을 이해하거나 주변 전우의 도움을 받아 지난 9월 1일 병기본을 통과해 상병으로 진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군 복무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내년 6월 17일 전역 후에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이 상병은 “부모님은 어린 시절부터 제가 ‘대한민국 아들이고, 대한민국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한글을 배우면서 정겨운 조국의 향기를 맡고, 이곳저곳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들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남주 백마여단장(대령)은 “조국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군인으로서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는 이 상병과 함께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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