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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태극마크' 이승우 "입석타고 왔어요…2026년 생각은 아직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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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오늘만 본다. 5년 4개월 만에 축구 대표팀에 승선한 이승우의 생각이다.

그는 "북중미까지는 아직 생각 안 해봤다"며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으니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답변했다. 생애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참가는 먼 일이라는 얘기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이라크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을 이틀 앞둔 13일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번 A매치 브레이크 두 번째 훈련을 소화했다.

대표팀은 훈련일마다 대개 2명의 선수들을 인터뷰장에 내세우는데 이날은 이승우가 나섰다. 이승우는 모처럼 대한축구협회 '호랑이 마크'가 새겨진 대표팀 푸른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 12일 "황희찬이 왼쪽 발목, 엄지성이 왼쪽 무릎을 다쳤고 15일 이라크전 출전이 불가하다능 진단이 나와 둘에 대한 소집을 해제했다"며 "이승우와 문선민을 대체 발탁했다. 둘은 오늘 회복훈련부터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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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지난 11일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3차전 요르단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이재성, 후반 오현규가 각각 한 골씩 넣어 2-0으로 이겼다. 3차예선 2승 1무를 기록하면서 B조 단독 선두가 됐다.

다만 이 경기에서 선수들이 상대 거친 태클에 연이어 실려나가는 불상사도 있었다.

우선 손흥민과 함께 최전방의 원투펀치 역할을 해줬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왼쪽 발목을 다쳐 전반 23분 만에 교체됐다. 황희찬은 전반 10분 만에 상대 선수가 뒤에서 거는 난폭한 태클에 쓰러진 뒤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났으며 10분 뒤 같은 태클을 한 번 더 당하고선 결국 들 것에 실려나갔다.

여기에 황희찬 대신 투입된 엄지성(스완지시티)마저 후반전 시작 3분 만에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아 배준호(스토크시티)로 교체되는 악재가 이어졌다.

결국 두 선수는 12일 낙마가 확정됐고 이들을 대체하기 위해 이승우와 문선민 등 국내파 두 윙어가 호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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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를 단 이승우'를 보는 건 취재진에 매우 오랜만의 일이다.

이승우가 A매치 경기를 뛴 건 2019년 6월 이란과의 평가전이 마지막이다. 이후로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물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도 중용되지 못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지난 2월 경질된 뒤 황선홍과 김도훈 등 두 국내 지도자들이 3월과 6월 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에 각각 임시 감독으로 투입됐지만 당시 최고의 컨디션을 과시하던 이승우는 외면했다.

홍 감독도 지난 9월 3차예선 1~2차전 땐 이승우를 부르지 못했는데 이번에 황희찬이 다치면서 이라크전에 엔트리에 그를 집어넣었다.

이승우는 11일 저녁 대체 발탁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이어 12일 아침 문선민과 함께 급하게 KTX를 타고 용인으로 왔다. 간절했던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으나 서서 와도 즐거웠던 모영이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승우는 "티켓이 없어서 입석으로 왔다. 맨 뒤 칸에서 (캐리어 가방 위에) 쪼그려 앉아서 와서 (팬들이 날 알아)보지 못한 것 같다"며 웃었다.

다만 이후부턴 한층 성숙된 마음가짐으로 질문에 답변했다.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이라크전에서 뛸 수 있을지부터 미지수여서다. 후배 배준호, 한 살 위 이동경 등과 경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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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출전을 하면 제일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이 안에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이탈리아 세리에A 베로나에서 뛰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참가했고, 이후에도 대표팀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으나 2019년 6월11일 이란과의 친선 경기를 끝으론 태극마크를 단 적이 없다. 이승우는 A매치 11경기에서 득점이 아직 없는데 이라크전 출전하면 데뷔골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 스웨덴전 등을 뛰면서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인정받았으나 2022 카타르 월드컵엔 나서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 특례를 위해 훈련소를 다녀온 뒤 곧장 해설위원으로 카타르에 가서 박지성과 함께 해설한 것이 이승우의 지난 월드컵 기억이다.

그는 생애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출전을 두고는 "아직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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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훈련을 하며 내 몸을 만들었다"면서 "이 특별한 곳에,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서 왔다"며 미소 지었다.

다만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준비는 돼 있다.

이승우는 "(출전 기회를 받는다면) 그냥 최선을 다하고 싶다. 너무 오랜만에 왔고 진짜 이 시간만을 기다려왔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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