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리 인하로 국내 가계·기업의 대출 금리와 이자 부담은 장기적으로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액은 연 2조5000억원, 기업의 이자 부담액은 연 3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
다만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공행진 중인 대출 금리가 당장 내려가기는 어려워 당장 경감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지난 7월 이후 가산금리 추가 등을 통해 시장금리를 거슬러 인위적으로 올린 데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것이란 전망에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인 은행채 금리는 최근 오름세를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13일 “최근 시장 조달금리가 다소 오른 만큼 14일 대출 금리를 0.16%포인트 오히려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 예견됐던 피벗인 만큼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번 11월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점치면서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상황 등을 고려해 내년 초에나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장기화하는 내수 침체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제계 안팎에서 커지면서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한은이 앞으로도 ‘베이비컷’(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금리 인하를 통해 내수가 얼마나 살아나는지, 금융 시스템이 얼마나 불안정해지는지 등을 면밀히 관찰해 추가 인하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소폭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전문가들은 내년 초쯤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쪽도 금리를 낮추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불안) 우려가 진정되는 등 현재 악재가 크게 없어 보이기 때문에 11월은 동결로 갈 것”이라며 “다만 내년 3월까지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금통위원이 5명이나 있었기 때문에 거시 대책에 따른 금융안정 상황을 살펴본 뒤 내년 1∼2월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통위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내 기준금리 3.25% 유지’ 의견을 냈다고 밝혔었다. 3개월 내 3%로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는 1명뿐이었다.
이 총재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다”면서도 “금융안정에 대해 상당히 고려하겠다는 점에서 (이번 금리 인하를)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다”고 언급해 당장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작게 봤다.
윤지호 BNP파리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인하에 대해 아예 부인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내년 1분기 정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2025년 1분기와 2025년 하반기에 두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내려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2.7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과 한국 간 금리가 역전된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꾸기 위해 우리나라는 상당히 천천히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면서도 “기준금리 3.25%는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상황의 금리보다 여전히 높기 때문에 내수 부양을 위해서 더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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