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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 공장 가동률 낮아지고 美 세액공제 의존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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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부터 북미 배터리 공장 가동 시작…가동률 회복 방안 고심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의존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가동률이 줄어드는 가운데 올해 4분기부터 북미 배터리 신공장이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어 배터리 업체들은 가동률 회복을 위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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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직원들이 제2공장에서 생산된 첫 배터리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르면 4분기 말 북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SDI가 북미에서 배터리 합작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과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을, SK온은 켄터키주 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AMPC에 따르면 기업이 배터리·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제품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판매할 경우 미국 정부는 해당 기업의 투자금을 보조금으로 일부 돌려준다. 셀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kWh당 10달러다. IRA가 본격 시행된 이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현지 생산거점 구축에 나선 이유다.

배터리 생산능력은 확대되고 있지만, 전기차 캐즘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배터리업체들의 높아진 AMPC 의존도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연결기준 3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감소한 4483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AMPC 혜택으로 4660억원을 수령했는데, 이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에 그친다. 지난 2분기에 AMPC를 제외한 적자 2525억원보다는 손실 규모가 줄었지만, 실적의 AMPC 의존도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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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미국 조지아주 1공장 전경. [사진=SK온]



지난 2분기까지 출범 이래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SK온은 3분기에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SK온은 지난 2분기 공장 가동률 하락,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4601억원에 그치며 분기 최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SK온도 AMPC 규모가 1분기 385억원에서 2분기 1119억원으로 늘며 실적을 일부 보전하고 있는 현실이다.

삼성SDI는 아직까지 북미 배터리 셀 공장이 없다. 다만 팩 법인이 있어 올해 상반기부터 소규모(546억원)지만 AMPC 혜택을 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4분기부터 북미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AMPC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케즘으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며 배터리 업체의 공장 가동률도 크게 낮아진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각각 69.3%, 87.7%에서 올해 상반기 59.4%, 53%로 하락했다.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며 기업들의 수익성은 매 분기 저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분기부터 북미 지역 신공장까지 본격 가동하면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실적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그럴수록 AMPC에 대한 실적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도 변수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현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했던 IRA 보조금의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IRA 발효에 맞춰 북미 현지 생산거점을 위한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현재는 AMPC 의존도가 높아진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의존도를 낮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과 차세대 기술력 강화 등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전기차 캐즘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까지 지난해(33조7455억원) 대비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고, IRA 세액 공제를 제외하고도 10% 중반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6년까지 글로벌 생산시설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2030년에는 기술력과 지역·고객별 맞춤형 대응 전략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도 전기차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강화라는 '투 트랙' 전략을 들고나왔다. 북미 수요 대응을 위해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미국 내 35억 달러 투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서는 한편, 삼성배터리박스(SBB) 1.5를 공개하며 ESS 경쟁력을 강화했다. SBB1.5는 삼성SDI의 두 번째 SBB 라인업으로 북미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SK온은 캐즘 위기 극복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을 확보하고, 희망퇴직과 자기계발 무급휴직 등을 단행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AMPC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배터리 업체들의 고객 다변화와 북미 현지 생산거점의 가동률 개선이 수익성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북미 등 지역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올해 하반기 미국 신공장 가동, 2025년 포드, 현대차 JV 가동에 따라 IRA 세액공제 혜택 증가가 예상된다. 삼성SDI는 연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가동, 2027년 GM과의 합작공장, 2027년 스타플러스에너지 2공장 가동이 순차적으로 예정돼 있어 북미 수주 확대와 IRA 세액공제 혜택 증가가 예상된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배터리 셀 기업들은 글로벌 상위권의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협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요 완성차(OEM)와의 합작사(JV)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수익성 측면에서 셀 기업들은 북미 거점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IRA 세액공제 혜택으로 인해 이익 규모와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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