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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공백에 빛바랜 이재용 '뉴삼성' 2년…반도체 위기 속 전면 쇄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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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선대회장 4주기·취임 2주년 조용히 지나갈 듯…경영 구상 집중
사법리스크 일부 해소에 뉴삼성 본격화…반도체 세대교체 직접 챙길 듯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6.1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 반도체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귀국한 이재용 회장이 연말 인사를 필두로 조직 재정비를 준비한다. 그간 지속된 사법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공백 상태였던 오너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 없이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로 4주기를 맞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기일에는 선대의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작은 추모식만 가질 예정이다.

이같은 이 회장의 행보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절대강자인 삼성전자는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 경쟁력에서 밀리며 시장 주도권을 뺏긴 상황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대만 TSMC 시장 장악력을 깨지 못하고 조 단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주력 사업의 부진으로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한 9조 1000억 원에 그쳤다.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 원대로 SK하이닉스(예상 영업익 6조 7559억 원)에 선두를 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이례적인 사과문을 발표할 정도로 안팎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 반도체의 위기는 모순되게도 '뉴삼성'을 주창하며 이 회장이 강조한 '기술·인재·조직'의 문제에서 시작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취임 직후 열린 사장단 간담회에서 최고의 기술과 훌륭한 인재의 확보,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 문화 정착을 삼성 경영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불법 승계' 의혹 사건 재판으로 인한 사법리스크에 묶이면서 경영 공백 상태가 지속됐다. 지난 2020년 10월 시작된 1심 재판은 3년 5개월간 107차례 열렸고, 이 회장은 96차례 법정에 출석했다.

삼성전자 경영의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뉴삼성도 빛이 바랬다. 현재 삼성전자 DS부문은 AI 메모리 기술력 저하와 인재 유출, 경직된 조직 문화로 삐그덕거리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뉴삼성'이 취임 2주년인 올해부터 본격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승계 사건 2심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만큼 항소심의 불확실성이 최소화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회장의 행보는 선대회장 기일을 기점으로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선대회장의 '신경영'을 되새기며 뉴삼성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1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나오고 있다. 2024. 10. 11/뉴스1 ⓒ News1 한재준 기자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경영에 전념하지 못한 상황들이 하나씩 정리되고 있다. 이 회장이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는 안팎의 지적에 대해 이 회장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정기인사도 직접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전 부회장이 DS부문 쇄신에 나선 가운데 이 회장이 반도체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미래 사업을 구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연말 인사에서 DS부문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사장단이 대거 교체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임원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전체 임원은 1164명으로 그중 38%(438명)가 DS부문 소속이다.

재계 관계자는 "DS부문은 전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쇄신을) 하고 있지만 전 부회장 혼자에게 맡겨놓을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 회장이 세대 교체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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