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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수억원 날릴판” 신축건물 뜯고 재공사?…뇌연구원, 대체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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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동물용 MRI에 활용되는 실험용 쥐.[한국뇌연구원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건물 지을 때 같이 했으면 문제 없는데 완공 후 다시 뜯어내고 수억원의 공사비를 추가로 내야하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뇌연구원이 동물용 MRI 도입을 추진하면서 장비 운용에 필수적인 차폐시설 구축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수억원의 국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뇌연구원은 2019년 26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8월 뇌연구실용화센터를 준공했다. 당초 계획(기본설계, 실시설계)에는 이곳에 뇌영상 장비실을 구축하고 50억 규모의 동물용 MRI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일반적으로 MRI는 외부 간섭으로 인한 오작동 방지를 위해 자기장과 전자파 차폐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춰야만 한다.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해 실험실을 완벽하게 차단해야 하고 소화, 가스시설 등 여러 인프라가 사전에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뇌연구원은 MRI를 도입하기 위한 차폐시설 사전 구축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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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 MRI가 구축될 한국뇌연구원 뇌영상개발실.[독자 제공]


그러다 올해 말 MRI 도입 시기가 임박하자 지난 8월에야 MRI 구축을 위한 시설보수공사 업체를 선정했다고 한다. 총공사비는 약 8억원이다.

즉 기존 뇌영상 장비실로 완공된 건축물을 다 허물고 MRI 도입에 따른 방사선 동위원소 차단시설, 자기장 차폐시설 등을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2019년도 기본계획에 있는 내용을 당초 공사시에 구축했었다면 일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었으나, 건물을 다 짓고 나서 벽을 허물고 새로이 추가 공사를 하니 결국 국민혈세가 수억원 이상 별도로 투입돼야 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건설자재비와 인건비가 대폭 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구체적인 내역을 살펴보면 방사선, 자기장 차폐시설 신규 구축에만 약 5억이 투입되며, 고도시설장비 구축에 따른 별도 소방, 전기, 통신시설은 따로 약 3억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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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연구진이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한국뇌연구원 제공]


이와 관련 한국뇌연구원 관계자는 “사업 변동성을 줄이고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차폐시설 구축비용은 미리 하든 나중에 하든 전체비용에서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MRI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MRI는 빌트인(Built-In) 장비로 건축공사때 부터 차폐시설 등을 같이 진행해야 하는데 그랬다면 최소 3억원 정도는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추가 공사는 기존 건물을 허물고 시행하는 것이라 100% 완벽히 차폐를 하지 못한다면 자기장이 유출되거나 방사선이 피폭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학계 관계자는 “지금 다른 출연연과 대학에서는 예산 삭감 여파로 연구원들도 해고하고 있는데 이는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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