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왜 소리를 지르시냐, 여기가 소리 지르는 자리인가”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감 도중 여러 차례 ‘정중한 태도’를 요청받았다.
이날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할 때 졸업생 한명이 대통령경호처 소속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막힌 사진을 제시했다. 당시 김 장관은 대통령경호처장이었다.
이 의원은 “입을 틀어막은 게 정당하냐”라며 “졸업생 손에 무기, 달걀이라도 들려 있나”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정당한 조치라며 “원래 테러 행위자는 성동격서식으로 한쪽에서 소란을 피우고 다른 쪽에서 공격을 한다. 빨리 제압을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다시 “비판을 틀어막고자 한 것 아니냐. 이게 경호처장의 임무인가”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이에 “역대 정부에서 쭉 내려온 경호 매뉴얼이 있다. (경호처는) 매뉴얼에 따라 움직인다”라며 “불과 2~3년 전에 문재인 정부 때도 똑같이 했다. 그때 하면 선이고 우리가 하면 악인가. 선택적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하자 김 장관은 “왜 소리를 지르나”라고 말했고, 항의가 이어지자 “여기가 소리 지르는 자리인가”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말을 세게 한다고 군의 자부심이 표출되는 게 아니다. 방금 같은 태도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엄증하게 말씀드릴 것이니 앞으로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김 장관은 “알겠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재차 “국회의원과 말싸움, 기싸움 하려 하지 마시라”라며 “국회의원이 묻는 건 국민이 묻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국민에게 예의 있게 답변 태도 해달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소란은 이어졌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김 장관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자 김 장관은 “소리 지르지 말고 말씀해 달라. 귀 먹지 않았다. 조용히 말씀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김 장관에게 “원래 성정이 다혈질인가”라며 “정중한 태도를 취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엄령 준비설’ 관련 질의에 대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김 장관은 여 사령관을 두둔하며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를 못하고 가만히 있는 건 더 OO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거듭 사과를 요구했고, 김 장관은 결국 “표현이 과했던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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