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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고질적 '파벌문화' 과연 없앨 수 있을까… 임종룡 회장도 인정한 '음지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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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우리금융이 여러 은행이 합하다 보니, 그런 통합 은행으로서의 성격 때문에 일부 계파적인 문화가 잔존하고 있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제22대 국정감사에서 우리금융의 파벌적인 문화를 일부 인정하면서, 우리은행 내부 과거 한일은행-상업은행 간 고질적인 '계파 갈등'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내부통제 기능마저 상실시키는 '끊이지 않는 파벌 문제'가 우리은행에서 벌어지는 각종 금융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이미 관성처럼 굳어진 조직내 갈등 구조를 끊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일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선 우리은행의 '파벌 문화'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정무위원회 소속 여러 여야 의원들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향해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건 등 우리은행의 각종 금융사고의 원인은 계파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지금 현재 우리금융의 조직 문화를 보면 특유의 파벌 문화가 있다"며 "그래서 이런 파벌 문화들 때문에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이런 지적들이 끊임없이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유의 파벌 문화가 생긴 그 이유를 좀 살펴보니까 전부 다 이질적인 회사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현승 의원 역시 "이번에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건이 처음 외부에 밝혀진 게 내부자 제보에 의한 것이었고, 또 일부 대출의 경우에는 담당 직원이 대출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윗선의 영향력으로 대출이 실행된 점을 고려한다면 내부의 파벌의 힘이 여전히 강력해서 우리금융 내부의 규정과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무력화되고 있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99년에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통합을 해 한빛은행이 탄생을 했고, 2002년 우리은행으로 재출발했다"고 덧붙였다. 좀 더 들여다보면, 한일-상업은행외에 이후 평화은행도 한빛은행에 흡수됐다.

◆임종룡 "파벌문화 인정…기업문화 바꿔나갈 것"

임종룡 회장도 이 같은 의원들의 질의에 부인하지 않고, 우리은행의 파벌 문화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회장은 "통합은행의 성격, 그리고 오랫동안 민영화되지 못한 그런 문제들 때문에 분파적이고 소극적인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음지의 문화를 없애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우리금융이 바로 설 수가 없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기업 문화를 혁신해야 한다. 제가 취임한 이후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소통, 교육 윤리 교육 강화 등 이런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특히 임 회장은 최근 드러나고 있는 금융사고 건에 대해 "내부 통제 미흡과 잘못된 기업 문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독 이렇게 우리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의 질문에 임 회장은 "복잡해지는 디지털화에 내부통제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유가 있다"며 "또한 윤리를 바탕으로 사회적 기업 문화가 아직까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고 답했다.

이에 임 회장은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선) 제도나 시스템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올바른 기업 문화를 위해서 집중을 기울이겠다"고 역설했다.

◆20년 이어진 계파갈등…종지부 찍을 수 있을까

다만 임 회장의 이 같은 포부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진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과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파벌 싸움을 제외 하더라도, 이미 관성처럼 굳어진 조직 내 갈등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악순환을 쉽사리 끊어내진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임종룡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기업문화 등 조직 시스템을 새로 정비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음에도 최근까지도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줄줄이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임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 된 와중에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5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올해만 3번째 금융사고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했다.

우리은행의 계파 갈등은 20년 이상 이어진 해묵은 과제다.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한빛은행(우리은행의 전신)이 탄생했지만, 순조로운 화학적인 결합은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의 민영화 이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이 같은 계파 갈등이 그룹 전체를 뒤 흔드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이에 우리금융에서 발생하고 있는 블록버스터급 금융사고들도 계파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서로간의 내부 고발은 물론 내부통제 등 감시 시스템 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각종 금융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금융사고는 앞으로도 근절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어떤 취약점이 있더라도 원팀이라면 발생하지 않을 일이 세력 싸움 등으로 내부고발처럼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시 횡령, 배임 등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지겠다"며 "환골탈태할 것"을 강조한 임 회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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