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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건희 후원' 희림의 수상한 '세계일류상품'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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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림, 2023년도 KOTRA 세계일류상품 선정
사업 이래 '공항 건축 설계'로 뽑힌 최초 사례
서비스 부문 분류되면서 심사 문턱 낮아지고
희림 소속 협회는 후보 추천위로 갑자기 선정
가덕도신공항 사업 수주 위한 이력 쌓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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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림종합건축사무소(왼쪽)와 김건희 여사. 희림종합건축사무소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후원 업체인 희림종합건축사무소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관의 '세계일류상품' 공모에서 이례적으로 '공항 건축 설계'를 서비스 상품으로 인정받아 최종 선정된 사실이 확인됐다. 심사 과정에서는 희림이 회원사로 속해있는 협회가 후보 추천위원회에 새로 뽑히는 등 공정성이 의심되는 대목도 드러났다.

특히 '공항 건축 설계'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이후 희림 측이 760억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설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은 보다 짙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KOTRA가 세계일류상품이라는 공신력 있는 타이틀을 제공하면서 희림이 신공항 사업 수주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도록 모종의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업 부문, 희림만 유일 선정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희림은 KOTRA가 선정한 '2023년도 세계일류상품' 27개 가운데 서비스업 상품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상품명은 '공항 건축 설계'다.

세계일류상품 선정 사업은 국내 우수한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미래 수출 동력 확보 차원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 상품과 생산기업을 선정·지원하는 인증 사업이다. 세계일류상품을 뽑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공항 건축 설계'가 선정된 건 희림이 첫 사례다.

일반 제조 품목이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려면 기본적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이면서 동시에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 해당 품목의 세계시장 규모도 연간 5천만달러 이상이어야 하는 등 기준이 까다롭다. 하지만 서비스업 품목은 점유율에 구애받지 않는다. 단순히 수출 규모만 500만달러를 넘으면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낮아진 심사 문턱, 가까스로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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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희림컨소시엄이 제안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모습. 희림종합건축사무소 홈페이지 캡처



희림의 '공항 건축 설계'가 서비스업 품목으로 분류되면서 심사 문턱은 자연스레 낮아졌다. 점유율에 밀려도 수출액만 맞으면 선정이 가능해서다. 2023년도 세계일류상품의 심사 기준은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실적이다. 해당 기간 희림의 수출액은 약 510만달러로, 기본 충족 요건인 연간 수출 규모 500만달러를 가까스로 넘겼다.

다만 이마저도 실제 희림 측의 순수 수출액인지는 불투명하다. KOTRA가 희림의 실적으로 인정한 '공항 건축 설계'는 베트남 롱탄국제공항 설계인데, 해당 사업은 희림의 단독 사업이 아닌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중이다. 통상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대표사가 대금을 받아 참여사에 분배한다. 대표사인 희림의 계좌로 들어온 510만달러는 추후 참여사들에게 나눠줘야 할 금액이 포함된 돈이고, 결국 희림 측에 주어진 액수는 그보다 작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희림 소속 협회, 후보 추천위로 급선정


김성환 의원은 심사 과정의 공정성에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세계일류상품은 업종별 간사기관이 신청서를 접수받아 후보를 추천하고, 이후 추천된 후보군에서 심의를 거쳐 최종 상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후보 추천위원회에 해당하는 업종별 간사기관의 판단이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간사기관으로는 △섬유·생활용품 △반도체·전자부품 △산업기계·플랜트 △신재생·신산업 등 11개 업종에서 총 30여개의 협회나 조합이 포함돼있다.

공정성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은 희림 측이 세계일류상품 공모에 신청한 당시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가 간사기관으로 신규 선정된 부분이다. 중견련은 희림이 소속 회원사로 몸담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여년 넘도록 공모에 참여하지 않던 중견련이 희림의 신청 시점과 맞물려 후보 추천위원회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공정성에 의구심이 증폭된다.

가덕도신공항 사업 수주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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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국제현상공모에서 1등으로 최종 당선된 희림건축 작품. 희림종합건축사무소 홈페이지 캡처



업계 안팎에서는 희림 측 '공항 건축 설계'의 세계일류상품 선정과 가덕도신공항 사업 수주의 연결고리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김성환 의원은 "희림이 가덕도신공항 설계권 확보의 타당성과 경쟁력을 내세우려는 차원에서 KOTRA의 세계일류상품 선정을 노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지난 6월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으로 희림의 설계안을 선정했다. 낮은 심사 문턱과 중견련의 추천으로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된지 약 7개월 만이다.

KOTRA 측은 희림의 세계일류상품 선정에 불공정이나 특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KOTRA 관계자는 "(희림이) 기본 요건을 충족했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했다"며 "평가 과정에서 여러 기관과 외부 위원들이 참여해 심의를 거치는 만큼 그렇게 (불공정하게) 하려고 해도 못하는 구조다"고 말했다.

한편 희림은 윤석열 정부에서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각종 이권 사업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희림은 지난 2015~2018년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전시회를 3차례 후원했다. 대선 직후인 2022년 4월 용산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 설계·감리 용역을 수의 계약하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00억원 이상의 법무부 주관 용역을 따낸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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