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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오타니란 이름의 선수가 있다"…딱 1년, 어떻게 다저스의 자부심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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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감사하게도 우리 팀에는 오타니 쇼헤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있죠."

미국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가 딱 1년 만에 LA 다저스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다. 오타니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삼진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다저스는 7-5로 역전승하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빅리그에 데뷔한 오타니는 투타 겸업 선수로 눈길을 끌었다.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에인절스에서 만화처럼만 여겼던 투타 겸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2021년과 지난해 2차례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선수 개인으로는 무수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또는 최다 역사를 쓰며 승승장구했는데, 딱 한 가지 '우승'이라는 갈증이 있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와 함께한 6년 동안 단 한번도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뒤 FA 시장에 나올 때부터 "우승할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는 뜻을 계속 밝혔다. 다저스는 거의 해마다 가을야구를 하는 팀이었고, 다저스라면 천정부지로 치솟은 오타니의 몸값도 감당할 수 있었다. 서로의 뜻이 맞닿은 결과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440억원)라는 역사적인 계약에 성공했다.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이었다.

악성 계약 우려는 첫해부터 말끔히 지웠다. 오타니는 단 한 시즌에 다저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오타니는 54홈런 59도루로 빅리그 역대 최초 50-50 클럽에 가입했고, 타율 0.310, OPS 1.036, 130타점, 134득점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에서 타율 2위, OPS 1위, 타점 1위, 득점 1위에 올랐다. 득점은 양대 리그를 통틀어 1위다. 생애 3번째 MVP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오타니의 화력은 포스트시즌까지 유지됐다. 오타니는 0-3으로 뒤진 2회말 2번째 타석에서 일을 냈다. 윌 스미스의 볼넷과 개빈 럭스의 안타로 만든 2사 1, 2루 기회. 오타니는 볼카운트 2-1에서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딜런 시즈의 4구째 시속 96.9마일(약 156㎞)짜리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3-3 균형을 맞춘 오타니의 포스트시즌 데뷔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이례적으로 배트를 집어 던지며 크게 포효했다. 그만큼 팀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었기 때문. 비거리 372피트(약 113m), 타구 속도 111.8마일(약 180㎞)에 이르는 대포였다.

3-5로 다시 끌려가던 4회말에는 역전에 힘을 보탰다. 1사 후 토미 에드먼과 미구엘 로하스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자 샌디에이고는 시즈에서 좌완 애드리안 모레혼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좌타자인 오타니가 그래도 좌투수에 약점을 보였다며 좌완을 계속 붙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타니는 실트 감독에게 보란 듯이 중전 안타를 날려 무사 만루로 연결했다. 배트가 부러지면서 먹힌 타구가 안타가 되는 행운이 따르긴 했다. 다음 무키 베츠 타석에서 모레혼의 폭투가 나온 덕분에 3루주자 에드먼이 득점해 4-5로 추격했다.

다저스는 계속된 2사 만루 기회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결승타로 승기를 잡았다. 샌디에이고가 우완 제레미아 에스트라다로 투수를 한번 더 교체한 상황에서 에르난데스가 중견수 글러브를 맞고 튄 우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해 6-5로 뒤집었다.

오타니의 홈런이 가장 고마운 선수는 선발투수였던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야마모토는 3이닝 60구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하면서 하마터면 다저스를 패배로 몰아넣을 뻔했다. 야마모토는 1회 샌디에이고 간판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3실점하고도 오타니의 동점 3점포 덕분에 간신히 살아나나 싶었는데, 3회초 잰더 보가츠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또 샌디에이고에 리드를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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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오타니의 홈런 이후 팽팽한 흐름이 만들어졌다는 질문을 받자 "내가 실점한 뒤에 이뤄진 모든 지원에 감사하다. 결과적으로 또 팀으로 끝내 승리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답했다.

다저스 3루수 맥스 먼시는 마차도에게 1회 홈런을 맞고 싸해졌던 홈구장 분위기를 되돌아보며 "경기장에 있으면 분위기를 거의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감사하게도 우리 팀에는 오타니 쇼헤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있었다. 오타니는 경기장에 완벽한 번개를 쳤다"며 엄지를 들었다.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팀에 오타니와 같은 선수가 있으면 언제나 도움이 된다"며 오타니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에게도 오타니는 늘 감동을 주는 선수다. 로버츠 감독은 "나는 오타니처럼 정말 중요한 순간에 이토록 꾸준한 선수를 본 적이 없다. 정말 인상적이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많은 선수들이 오타니와 같은 능력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오타니는 그런 측면에서 정말 특별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작 당사자인 오타니는 덤덤했다. 그는 "경기 전에 경기장의 긴장감이 정말 잘 느껴졌고, 난 그 분위기를 즐겼다. (홈런이 나왔을 때는) 그 상황에 동점을 만들 수 있었고, 정말 좋은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오타니는 그토록 꿈꿨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것과 관련해서는 "정규시즌을 치르면서도 어려움은 있었지만, 포스트시즌 경기는 어떤 느낌인지 경험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또 다른 의미에서 어려움이 있다. 그저 가을야구 경기에서 팀의 일부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 2차전에서는 우상 다르빗슈 유와 마주한다. 샌디에이고는 2차전 선발투수로 베테랑 다르빗슈를 예고했다. 다르빗슈는 포스트시즌 통산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6패, 58이닝,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올해 다르빗슈와 맞대결에서 성적이 썩 좋진 않았다. 5타수 1안타 2삼진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는 다르빗슈의 공을 더 잘 공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타니는 "다르빗슈는 내 어린 시절 영웅이었다. 다르빗슈는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내가 쭉 지켜본 선수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르빗슈와 야마모토가 선발 맞대결을 펼치질 바랐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없을 것 같지만, 나는 다르빗슈와 맞붙을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고 흥분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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