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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과일이 어쩌다”…3년 만에 몸값 ‘반토막’ 거봉보다 싸진 샤인머스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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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샤인머스캣. 서울신문 DB


‘귀족 포도’라 불렸던 샤인머스캣의 가격이 3년 만에 50% 넘게 내려가면서 거봉보다 싼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샤인머스캣 평균 도매가격(가락시장 경락 가격)은 2㎏에 1만 1404원으로 같은 무게의 거봉(1만 5993원)보다 4600원가량(29%) 저렴했다.

샤인머스캣 월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7월과 8월만 해도 거봉보다 몇백원씩 더 비쌌으나 지난달에 품질 저하로 가격 하락 폭이 커지면서 거봉보다 훨씬 싸졌다. 샤인머스캣의 ㎏당 가격은 캠벨얼리와 비슷해진 수준이 됐다. 지난달 캠벨얼리 평균 가격은 3㎏당 1만 6571원이다.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2021년 9월만 해도 2만 4639원에 이르렀으나 3년 연속 하락하면서 54% 낮아졌다. 지난달 도매가격은 지난해 9월(1만 5120원)보다는 25% 내려간 수준이다. 앞서 지난 6~8월에도 샤인머스캣 월평균 가격은 각각 3년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내려갔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최신 과일 관측 보고서의 전망에 따르면 이달에도 샤인머스캣 도매가격은 작년 동기(1만 900원)나 전달(1만 1400원)보다 낮은 8000원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샤인머스캣은 당도가 높고 향이 좋으며 씨가 없어 비싼 몸값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3년 전만 해도 거봉(1만 8246원)은 샤인머스캣 가격의 3분의2 수준이었으며 캠벨얼리 가격은 샤인머스캣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았다.

이처럼 샤인머스캣 가격이 날개 없이 꺾인 것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작물로 알려지자 많은 농가가 앞다퉈 재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샤인머스캣은 원래 1988년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품종이지만 2010년대 들어 국내서 선물용 고급과일로 인기를 끌며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급격히 늘었다.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특히 2020년 이후 급격히 늘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포도 품종별 재배면적에서 샤인머스캣의 비중은 2017년 4%에서 2020년 22%, 2022년 41%로 치솟으며 캠벨얼리를 추월했다. 지난해 포도 재배면적에서 샤인머스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캠벨얼리(29%), 거봉류(1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샤인머스캣의 공급량 증가와 맞물려 제대로 된 생육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품질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당도가 전보다 떨어진 데다 껍질도 질기다고 불평하는 소비자가 많다. 대형마트는 당도 15브릭스 이상 상품을 취급하지만 전통시장에서는 13브릭스 정도의 상품도 팔리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추석 등 대목을 맞추려고 잘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밭떼기(포전매매)로 조기 수확해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출도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이 수출하는 포도 전체에서 샤인머스캣 비중은 지난해 기준 91%를 차지했는데 중국에서 프리미엄 등급과 1등급 품질의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면서 한국산이 중국산에 빠르게 밀려 수출이 급감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포도는 138만 달러(약 18억 4000만원)어치로 지난해(273만 달러)보다 49% 감소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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