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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신 갚아준 서민 빚, 올해에만 1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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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 대위변제율 25%대…소액생계비 연체율 작년 대비 2배 이상
취약계층 상환능력 한계 봉착…불법사금융에 무방비 노출 우려
연합뉴스

대출상품 안내 문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정부가 서민 지원을 위해 공급하는 정책금융상품의 대위변제액이 올해 1조원을 넘어섰다.

대위변제액은 원금을 상환하지 못한 차주를 대신해 정책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회복마저 지연되면서 서민들의 상환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 빚 못 갚는 서민 늘어…올해 서민상품 대위변제 1조551억원

6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정책서민금융 상품들의 대위변제 금액은 1조55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의 올해 대위변제액이 3천59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상품의 대위변제율은 지난 8월 말 현재 25.3%에 달했다. 서금원이 100만원을 대출해줬을 때 25만3천원을 떼이고 대신 돈을 갚는다는 의미다.

'햇살론15' 대위변제율은 2020년 5.5%에서 2021년 14.0%, 2022년 15.5%, 작년 21.3% 등으로 매년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저신용 근로소득자가 이용할 수 있는 근로자햇살론의 올해 대위변제액은 3천398억원, 저소득·저신용자가 1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게 지원하는 '징검다리' 성격의 햇살론뱅크의 대위변제액은 2천453억으로 각각 집계됐다.

햇살론뱅크가 애초 저신용자 가운데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양호한 경우를 대상으로 함에도, 대위변제율은 2022년 1.1%에서 작년 8.4%, 올해 14.6%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만 34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 유스의 대위변제액은 420억원, 대위변제율은 11.8%로 집계됐다.

신용평점 하위 10%인 최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내주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의 대위변제액은 689억원이었다. 대위변제율은 25%를 기록하며 전년 말(14.5%) 대비 10%포인트 넘게 올랐다.

2022년 9월 출시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신용점수 하위 10%, 연 소득 4천500만원 이하인 최저신용자가 1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연체 이력이 있어도 대출이 가능해 주로 다중채무자가 이용한다.

그만큼 다중채무자의 빚 상환 여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 '최대 100만원' 소액생계비 연체율 27%

햇살론뿐 아니라 이번 정부의 핵심 정책금융상품으로 꼽혀온 소액생계비대출의 연체율도 급등 추세다.

소액생계비대출의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26.9%로, 전년 말(11.7%) 대비 15.2%포인트 올랐다. 연체잔액은 2천63억원에 달한다.

소액생계비대출은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작년 3월 도입된 상품으로, 최대 100만원(금리 연 15.9%)을 당일 즉시 빌려준다.

상품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대출 재원은 금융권 기부금과 기존 대출 회수금 및 이자가 전부다.

이 때문에 이러한 연체율 급등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제도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합뉴스

서울 명동거리에 붙은 대출 광고물
[연합뉴스 자료사진]


◇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 7천건…정부, 잇단 대책 마련

서민들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정책상품 연체율뿐 아니라 각종 지표가 다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취약계층들의 '급전 통로'인 카드 대출 규모는 지난 8월 말 기준 총 44조6천65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금융당국이 통계를 추산한 지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빚을 갚지 못한 차주들의 채무조정(신용회복) 신청 건수는 작년 18만5천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4년 28만7천건, 2005년 19만4천건에 이어 역대 3번째다.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서민·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의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에 상담·신고된 건수는 약 7천건이다.

이강일 의원은 "청년층과 고령층 등 경제적 취약 계층의 부채 부담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연령대별 맞춤형 채무 조정 정책을 보다 구체화하는 동시에 효과적인 서민 경제 부양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관련 대책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정책서민금융에 대한 상환유예·장기분할상환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안정적인 정책서민금융 기반을 위해 금융권 공통 출연요율도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현재 금융회사가 서금원에 출연하는 요율은 가계대출 금액의 0.03%지만, 개정안에 따라 은행은 0.035%로, 보험·상호금융·여신전문·저축은행은 0.45%로 올려 내년 말까지 적용하게 된다.

[표] 최근 3년간 정책상품별 공급·대위변제 규모

(단위 : 억 원, 건, %)

구 분 ’22년 ‘23년 ‘24.1월 ‘24.2월 ‘24.3월 ‘24.4월 ‘24.5월 ‘24.6월 ‘24.7월 ‘24.8월말 '24년합
근로자햇살론1)
(‘16년~)
공급금액 38,285 34,342 1,994 1,758 2,192 2,198 2,220 2,118 2,507 2,403 17,390
공급건수 313,044 346,038 27,609 24,180 29,637 29,707 30,103 26,830 28,764 27,201 224,031
대위변제율 10.4 12.1 12.3 12.4 12.5 12.6 12.6 12.7 12.7 12.7 -
대위변제액 3,264 6,982 641 471 421 451 260 436 380 338 3398
햇살론뱅크
(‘21.7월~)
공급금액 12,361 13,329 935 1,080 1,346 1,161 1,145 557 602 492 7,318
공급건수 90,493 133,199 14,451 16,589 20,045 16,712 13,286 8,256 8,926 7,158 105,423
대위변제율 1.1 8.4 8.8 9.1 9.8 10.3 11.5 12.6 13.5 14.6 -
대위변제액 134 1,845 179 159 312 230 438 398 327 410 2,453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22.9월~)
공급금액 1,002 2,924 246 139 131 123 116 93 142 121 1,111
공급건수 34,208 112,009 8,745 5,588 5,421 5,122 4,878 3,940 6,069 5,112 44,875
대위변제율 0.01 14.5 14.8 15.8 17.9 18.6 19.4 22 23.3 25.0 -
대위변제액 0.1 571 47 64 113 54 59 141 95 116 689
햇살론유스
(‘20.1월~)
공급금액 3,094 3,016 305 256 224 93 58 46 119 95 1,196
공급건수 97,110 106,533 10,877 9,033 7,998 3,264 2,082 1,656 4,360 3,420 42,690
대위변제율 4.8 9.4 9.3 9.5 9.6 9.9 10.6 11.3 11.6 11.8 -
대위변제액 254 688 23 44 36 50 85 99 53 30 420
햇살론15(17)2)
(‘19.9월~)
공급금액 14,305 13,086 993 639 738 748 571 438 863 817 5,806
공급건수 145,423 138,621 10,094 6,680 7,460 7,625 6,811 5,389 12,709 12,058 68,826
대위변제율 15.5 21.3 21.7 22.1 22.7 23.3 23.9 24.6 25.0 25.3 -
대위변제액 2,568 5,049 425 374 485 481 496 484 467 380 3,591
소액생계비대출
(‘23.3월~)
공급금액 - 958 105 91 90 78 81 74 85 75 679
공급건수 - 165,325 19,416 16,830 16,714 14,251 14,983 13,655 15,477 13,933 125,259
연체율 - 11.7 13.0 14.6 15.5 17.3 20.8 23.3 25.2 26.9 -
연체잔액 - 109 134 163 185 217 275 321 364 404 2,063

[※ 자료제공 = 이강일 의원실, 서민금융진흥원]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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