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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4살이 된 내 딸, 성폭행 피해 후 퇴행…가해자는 "피해자는 한방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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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꽃다운 나이의 그녀는 어쩌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을까.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4살이 된 24살-흩어진 증언과 다이어리’라는 주제로 성범죄로 인해 생을 마감한 지민(가명) 씨의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8월 19일, 엄마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린 딸은 병원으로 이송된 지 6분 만에 사망선고를 받았다. 사망자는 당시 24살의 승무원 지망생 지민 씨였다.

사건은 사고가 발생한 지 1년 9개월 전인 2021년 11월 9일 발생했다. 당시 지민 씨와 어머니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박 씨와 식사를 했고, 집으로 함께 돌아왔다.

박 씨는 피곤하다며 지민 씨의 방에서 잠을 청했고, 나중에는 “심심하다”라는 이유로 지민 씨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지민 씨가 6살 무렵부터 인연을 맺어올 만큼 믿었기에 어머니는 의심 없이 복도에서 쓰레기를 정리했다.

하지만 곧 비명을 내지른 지민 씨는 베란다에 서서 대소변을 눌 만큼 정신적 충격을 보였다. 이후 지민 씨는 “그 새끼가 할 짓 안 할 짓 다 했다. 성폭행 성추행 다 했다”라며 박 씨를 가해자로 지목했다.

지민 씨의 부모는 자신들이 딸에게 새 차를 사줬기에 이 모든 일이 발행했다며 후회했다. 박씨가 지민 씨의 운전 연습을 시켜주면서부터 모든 일이 발생했기 때문.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에게 박 씨는 “계획적으로 의도적으로 그런건 아니다. 모텔에 간 건 맞지만 합의하게 한 건 맞고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지민 씨는 멍한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가하면 자신을 12살이라고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가족들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지민 씨를 병원에 입원시켰고, 주치의는 지민 씨가 4~5살 수준까지 퇴행했으며 이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지민 씨를 직접 만난 심리전문가도 “처음 나이를 물었을 때 4~5살이라고 했다. 소변도 서서 눴다. 제가 그동안 만난 피해자 중에 이 정도로 심각한 피해자는 처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지만, 지민 씨의 진술이 없어 수사는 중단됐다. 검찰 측은 피해자가 회복하여 진술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봤다.

다행히 지민 씨는 한 달간의 치료 끝에 퇴원했고 느리지만 점점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해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다시 이상 증세가 재발했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가 박 씨와 마주친 것이다. 이후 지민 씨는 2달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민씨가 사망한 뒤 박 씨는 지민 씨의 죽음이 자신과는 연관이 없고, 또 성폭행 역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민 씨를 죽인 건 자신이 아니라 지민 씨의 아버지라고 주장할 만큼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박 씨 변호인은 “저는 제가 확신이 들 때만 싸운다. 유죄가 나올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폭행당했다고 3세 아이가 될 정도로 정신이 다운된 경우는 본 적이 없다”라며 “그래서 정신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나, 의심이 있고 관련 증거도 확보해 확인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검찰은 사건 발생 2년 5개월 마ᅟᅥᆫ인 지난 6월 박씨를 강간 치사와 강제 추행 등으로 구속했다.

이에 대해 박 씨 변호인은 “이게 구속까지 될 일인가. 사건은 2021년 11월에 있었고 사망은 2023년 8월에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죽었겠는가”라며 “증거기록 안에서 멘탈 나가서 진료받은 게 있더라. 이 친구가 뭔가가 있나? 갸우뚱하게 만들더라. 그 전부터 징후가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변호인은 지민 씨가 이전부터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을 거라고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지민 씨는 학교 졸업 후 아울렛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고, 적응하지 못해 정신과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는 “누구나 정신과 진료를 받을 수 있고 한두 번 진료로 회복됐다면 평범한 수준인 거다”라고 말했으나, 해당 진료를 빌미로 박 씨 측은 지민 씨가 전부터 이상이 있었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신과 전문의는 지민 씨가 피해 후 퇴행한 것에 대해 “해리 증상이라는 건 반드시 외 기억을 상실시켜야 하고 퇴행해야 하는지 시점이 의미가 있다”라며 “과거 이력을 봤을 때 가해자에 대한 기억을 삭제해야 한다면 초창기 그 사람이 없을 때로 가야 하기 때문에 그때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PTSD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건 그 사건 자체다. 충격인 일이 반복될 때,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강력하다”라며 “면식범처럼 신뢰가 있는 관계에서 이런 상황을 당할 때 배신감은 더 커진다. 배신 트라우마를 경험했을 때 PTSD가 나타날 심각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박 씨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내가 사망한 것으로, 성폭행해서 합의 본 게 아니고 도의적인 책임이 있기 때문에 돈을 많이 주면 안 되고 최고 상한가가 나는 천만 원이다. 걔한테 높이 합의 보면 볼수록 우리가 불리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마땅한 증거가 없다. 지민이 아버지의 진술밖에 없다. 사후에 편지 그거 가지고? 내가 봐서 거기 강제로 했다는 내용 자체가 있을 수가 없다”라며 “피해자 측은 한방이 없다. 나는 염려 안 한다. 나는 1심 때 충분히 나갈 거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이투데이/한은수 ( onli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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