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구글이 2019년 이후 4년 만에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OS)의 로고와 마스코트 디자인을 바꾼다고 미국 정보통신(IT) 전문 매체 더버지(The Verge)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구글 블로그에 공개된 새롭게 바뀐 로고와 마스코트의 모습. (사진=구글 블로그)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구글이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 지 20주년을 맞았다. 구글이 선보인 검색 엔진, 유튜브, 지메일, 안드로이드 등 여러 제품·서비스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안드로이드'(모바일운영체제)와 '구글 플레이'(앱마켓), '유튜브'(OTT)로 대표되는 구글의 개방형 모바일 생태계는 국내 IT 개발자·창작자와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통로가 돼 왔다.
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등 모바일 생태계에 기반한 신흥 강자들이 탄생했고, 게임·웹툰·영상·음악 등 국내 콘텐츠들이 글로벌 시장을 호령할 수 있었다. 아직도 많은 창업가와 창작자들이 열정과 패기만으로 '모바일 성공신화'를 꿈꾸며 구글 플랫폼에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구글에 반감도 부쩍 늘고 있다. '30%(앱스토어 결제 수수료) 통행세' 갑질 논란에 이어 '유튜브 프리미엄(유료 서비스) 가격 기습 인상' 등 독점기업으로 마각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는 시각이다.
손잡은 구글·삼성, 세계 모바일 OS·스마트폰 시장 강자로 이끌다
[새너제이=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SAP 센터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신제품 공개행사가 열리고 있다. 삼성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 S24를 공개하며 바야흐로 'AI폰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S24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갤럭시 AI'를 탑재한 최초의 AI폰으로 통화 중 실시간 통역, 카메라, 사진 편집 등의 기능을 개선했다. 2024.01.18. |
삼성전자에게 구글은 '백기사'와 같았다. '옴니아' 실패를 경험한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 OS를 버리고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기사회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삼성전자 아니었다면 모바일 OS 시장 1위로 오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OS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하드웨어가 있어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진영 최전선에 서 준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구글의 소프트웨어,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력이 이뤄낸 시너지는 두 기업을 각각 모바일 OS 시장 1위, 스마트폰 시장 1위 사업자로 만들어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5390만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8.9%로 2개 분기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안드로이드는 지난해 세계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 70.3%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Google for Korea) 2024' 행사에서 김정현 삼성전자 부사장이 파트너 감사패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09.30. bjko@newsis.com |
구글은 오랜 협업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최근 구글코리아 출범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삼성전자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감사패를 받은 김정현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에게 있어 구글과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미래를 향한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등 모바일 신흥기업 탄생시킨 구글 개방형 생태계
[서울=뉴시스] 구글플레이 로고 |
구글의 대표 상품인 '안드로이드' 는 제조사뿐만 아니라 앱 개발자에게도 경제적 혜택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자적으로 OS를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앱 개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구글이 주도한 개방형 모바일 생태계는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개발해 휴대전화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톡, 배달의민족, 당근, 토스 등 모바일 기반 앱이나 모바일 게임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다.
애플의 폐쇄적인 iOS·앱스토어에 맞서 구글이 취한 전략은 개방형 생태계다. 어떤 플레이어든 간에 누구나 '안드로이드'와 '구글 플레이'를 쉽게 쓸 수 있도록 개방형 정책을 쓰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빠르게 주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초기에는 인앱 결제 수수료도 애플보다 더 적게 받았다. 2011년부터 30%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했던 애플과 달리, 게임을 제외한 음원, 전자책, 웹툰, 동영상 등을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은 구글 플레이에선 10%가량의 수수료만 부담해도 됐다. 애플이 소비자가 구매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갔다면 구글은 같은 서비스에도 10%만 가져간다는 뜻이다.
이에 일부 앱 개발사는 앱 출시 또는 업데이트 우선순위를 iOS 버전보다 안드로이드 버전에 두는 편향적인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모바일 OS 시장을 장악한 구글도 끝내 태도를 바꿨다. 2021년 구글도 자사 앱 마켓(구글 플레이)에 유통하는 모든 앱의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인앱 결제에 따른 수수료로 최대 30%를 부과하기로 했다.
높은 수수료율에 경영 부담을 느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해야 했다. 음원 플랫폼, 웹툰·웹소설, OTT 기업들이 잇달아 월 구독료를 올린 것이다.
국회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만들었지만 무용지물이다. 외부 결제를 통한 제3자 방식에도 개인정보 보호 명목으로 약 26%의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모바일 게임이나 앱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아이템을 사려면 대부분 인앱 결제를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아이템 판매에 따른 수익이 매출 대부분인 만큼 매출 30%를 구글·애플에게 떼 간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 인건비, 게임 개발·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남는 수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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