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2026년 주한 미군 한국 분담금, 내년보다 8.3% 늘어 1.5조원

조선일보 이하원 외교안보 에디터
원문보기
美 대선 앞두고 협상 타결... 5년간 적용
1조원 넘은 후 6년 만에 1조5000억원대
1기때 5배 인상 요구했던 트럼프, 재집권 시 파기 가능성도
이태우(오른쪽) 외교부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와 린다 스펙트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합의문에 가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이태우(오른쪽) 외교부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와 린다 스펙트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합의문에 가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2026년부터 5년간 한국이 부담할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됐다. 외교부는 지난 4월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시작, 8차례 협의한 결과 2026년 분담금 총액이 2025년 대비 8.3% 증가한 1조5192억원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군 인건비를 제외한 주한 미군 주둔비 총액의 약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최근 5년간 연평균 방위비 분담금 증가율(6.2%)에 주한 미군 한국인 근로자 증원, 우리 국방부가 사용하는 건설 관리 비용 증액 상승분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9차 협정(5.8%)보다는 높고, 2019년 제10차 협정(8.2%)과 비슷하며 2021년 제11차 협정(13.9%)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2019년 분담금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은 이래 7년 만에 1조5000억원대에 진입하게 됐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외교부는 이번 협상에서 11차 협정에 적용했던 SMA 연간 증가율 지수를 4%대의 국방비 증가율 대신 2%대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2027~2030년간 분담금 총액은 전년도 분담금에 전전년도 소비자물가 지수 증가율이 반영된다. 연간 증가율 상한선(5%)을 재도입, 예상치 못한 경제 상황에도 대비하도록 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사용한 수리·정비 용역은 한반도 주둔 자산에만 해당토록 함으로써 미군 역외 자산의 정비를 지원해 온 관행도 없앴다. 군수 지원 분야에서 5개년 사업 계획 제출 요건을 신설,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계획된 사업의 변경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SMA는 2026년부터 적용되는데, 예전보다 약 1년 전에 협상을 시작해 5개월 만에 타결했다. 2019년 9월 시작된 11차 SMA 협상이 2020년 트럼프와 바이든의 미 대선 결과를 지켜본 후, 2021년 3월 1년 반 만에 타결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교부는 “제12차 SMA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타결된 것은 2026년도 관련 예산의 국회 심의를 보장하고, SMA의 안정적 이행을 담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가 열린 지난 5월 21일 오후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비행하고 있다. /뉴스1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가 열린 지난 5월 21일 오후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비행하고 있다. /뉴스1


협상이 빠르게 타결돼 윤석열·바이든 정권 간의 강화된 한미 관계를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트럼프가 당선돼 혹시 새 협상을 요구하더라도 협상을 위한 기준은 필요하다”며 “우리 국회가 초당파적으로 내년 미국 대통령 취임 전에 비준한다면 향후 재협상할 경우에도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다. 트럼프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는 특이하다고 할 정도로 방위비 문제에 꽂혀 있다. 집권 1기 때 방위비 5배 이상 증액을 요구하며 이를 주한 미군 철수와 연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던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이를 파기하거나 보복하고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정부의 마크 에스퍼 전 국방 장관이 쓴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한국인들은 다루기 끔찍하다”며 주한 미군 철수와 연계해 여러 차례 압박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인 지난 5월 대선 유세에서 이례적으로 방위비 문제를 거론하며 견제에 나섰다. 그는 당시 미 뉴저지주 유세에서 “한국은 미국의 많은 산업을 빼앗아 갔다. 그래서 주한 미군 방위비를 (더) 낼 수 있을 만큼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 때문에 외교부 안팎에서는 미 대선 향방을 지켜보면서 협상 타결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도 많이 나왔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올 초 “(미 대선 전에 타결되면)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합의를 번복할 가능성도 커서 우리 측의 협상 카드만 노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4일 “설혹 트럼프가 당선돼 이번 SMA에 불만을 가진다고 해도 이를 파기하려고 하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미 공화당 인사들도 한미 동맹을 중시, 트럼프 정권이 발족해도 함부로 SMA를 깨지 못할 것으로 관측한다. 하지만 외교부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가 기존의 합의나 관행을 지키는 상식적인 정치인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며 우리 정부의 희망대로 될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고, 이란과의 핵 협정도 가차 없이 깨버린 트럼프가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과 맺은 SMA 협정에 구속될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008년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를 지낸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은 “트럼프의 경우 재임 시절부터 방위비 대폭 인상을 거듭해서 얘기해 왔는데, 굳이 미 대선 전에 협상을 타결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트럼프가 만약 재집권한다면 방위비 문제가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가 난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하원 외교안보 에디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차은우 탈세 의혹
    차은우 탈세 의혹
  2. 2오현규 풀럼 이적
    오현규 풀럼 이적
  3. 3쿠팡 개인정보 유출
    쿠팡 개인정보 유출
  4. 4대전 충남 행정통합
    대전 충남 행정통합
  5. 5박성재 내란 가담 혐의
    박성재 내란 가담 혐의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