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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분수령 왔다…'쩐의 전쟁'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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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10.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수조원대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4일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이날 결판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자사주 공개매수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았다. 영풍-MBK 연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회사 재무 부담을 늘려 경영진의 '배임'이나 '시세조정' 혐의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 청약 마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부터 고려아연 지분 6.98~14.61% 취득(주당 75만원)을 목표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금액으로는 최소 1조원에서 최대 2조7000억원 규모로, MBK 연합이 공개매수 가격을 재조정하지 않는 한 이날 청약을 마감한다.

영풍-MBK 연합이 이번 공개매수에서 7% 이상 지분을 확보하면, 총 40% 이상 지분율로 범 최윤범 측(34%)과의 지분 차이를 크게 벌려 사실상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공개매수는 이날 정규장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 끝난다.

다만 MBK 연합의 이번 공개매수가 연장되거나 실패할 변수도 있다.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일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함께 3조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은 4일부터 23일까지며, 가격은 주당 83만원으로 MBK 연합보다 11% 높다. 특히 고려아연 측은 최대 취득 목표 지분율인 18%에 미달하더라도, 응모하는 주식은 전량 사들일 계획이다.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맞서 다시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기관투자자 등이 연합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일까지 MBK 연합의 공개매수가를 밑돌던 고려아연 주가도 이날 오전 10시 현재 75만원을 웃돌고 있다. 만약 MBK 연합이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에 맞서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하면 공개매수 기간도 최소 10일 연장된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일은 4일 끝나지만, MBK 연합의 실질적인 공개매수 기간은 6일까지"라며 "공개매수 가격 조정은 주말에도 할 수 있어, '쩐의 전쟁'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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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달 시작된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청약이 4일 끝난다. 주가가 영풍·MBK 연합이 제시한 75만원을 밑돌면, 이들이 공개매수를 성공시켜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날 시작되는 고려아연측의 대항매수도 또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2024.10.04. kmn@newsis.com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논란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중에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현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 자금을 총 동원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방어는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영풍과 MBK는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며 공개매수 기간(9월13일~10월4일) 동안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지난 2일 이 신청을 기각했다. 영풍과 고려아연이 특수관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에 대해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절차 중지 가처분을 다시 신청했다.

영풍과 고려아연이 특수관계는 아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갑작스럽게 주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자사주를 과도하게 비싼 가격으로 사는 행위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 영풍과 MBK 파트너스의 주장이다.

또한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사주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이월 이익잉여금 잔액이 약 586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는 행위가 이사진의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최윤범 회장은 "공개매수 기간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면 배임이나 시세조정이라는 등의 주장은 모두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 허구이자 허위사실"이라며 "적대적 M&A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적법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재무부담 더 커지는 고려아연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의 적법성 여부와 관계없이 고려아연의 재무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2조7000억원을 단기 차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1조원은 이미 7%의 높은 금리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나머지 1조7000억원은 향후 필요시 추가로 빌릴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차입과 자사주 소각으로 고려아연 순자산은 27% 줄어들고, 부채비율은 기준 36.5%에서 95%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번 단기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만 연간 약 1700억원에 달해, 향후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순자산 감소는 기업가치에 대한 주주 몫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빚을 내면서까지 자사주를 사들이면 금전적, 재무적 피해가 남은 주주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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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동업 관계인 영풍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캐스팅 보트' 영풍정밀 공개매수전도 치열

영풍-MBK 연합과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쥐고 있는 영풍정밀 경영권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MBK 연합은 4일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렸다. 최윤범 회장 측이 지난 2일 개인회사를 통해 주당 3만원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자, 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 공개매수일은 오는 14일로 길어졌다.

MBK는 영풍정밀 유통주식 전체인 최대 684만주(지분율 43.43%)를 매수할 계획이다. 최 회장 측은 394만주(25%)를 최대치로 잡았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물량이 많은 MBK 공개매수에 응하면 지분을 모두 넘길 수 있어 유리하다. 공개매수 가격이 같다면 MBK가 이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MBK가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고려아연 지분 싸움에서 이길 확률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최윤범 회장 측 지분 1.85%를 가진 영풍정밀을 뺏어오면, 실질적으로 3.7%의 지분 격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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