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이익 270% 급등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블록버스터(연 매출액 10억달러 이상)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연달아 따내면서 연간 최대실적을 바라보고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리제네론이 최근 비슷한 내용의 재판에서 패소하면서 불확실성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안과질환 치료제 '오퓨비즈(아일리아 바이오시멀러)'의 유럽 허가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20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가 권고의견을 전달받았다.
CHMP는 약물의 품목허가 의견을 EMA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통상 CHMP의 허가권고 이후 2~3개월 이후 공식허가가 이뤄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월 CHMP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피츠지바(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허가권고를 받은 후 2개월 뒤 EMA의 공식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오퓨비즈의 허가가 12월 이전까지 이뤄지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연내 현지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으로부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5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오퓨비즈의 허가를 받은 후 바이오젠으로부터 곧바로 마일스톤을 수령한 바 있다.
이번에 또 한 차례 마일스톤을 받으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에만 파트너사로부터 총 4번의 마일스톤을 수취하게 된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4월과 6월 유럽과 미국에서 피츠지바의 허가를 받으며 산도스로부터 마일스톤을 두 차례 받았다.
마일스톤 수령에 힘입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액은 8100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952억원으로 278%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임직원들의 성과급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말 성과급으로 연봉의 50%를 받은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0% 수준의 성과급을 받았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 기준으로 전년대비 약 20% 성장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재무적인 성과 외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희귀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면서 의료비 절감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도 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솔리리스는 연간 투약비용이 약 4억원에 달해 환자와 급여를 제공하는 정부의 재정부담이 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4월 솔리리스보다 51% 낮은 가격으로 에피스클리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어 지난 5월 유럽에서 허가를 받은 후 직접 판매하고 있다. 에피스클리가 치료하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은 100만명당 16명에게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찾기 어려워 현재 전 세계에서 승인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에피스클리와 암젠의 '베켐브' 두 개뿐이다.
다만 올해 미국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출시가 지연되는 등 부침도 있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오퓨비즈의 허가를 받았지만 오리지널 제약사인 리제네론의 특허소송에 발목이 잡혀 현재까지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다행히 상황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암젠이 리제네론을 상대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특허분쟁에서 승소하면서다. 리제네론의 특허방어 전략에 빈틈이 생겼다는 점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이미 지난해 오리지널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과 특허 합의를 마쳐 내년 2월 미국 출시가 예정돼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 7월부터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12월까지 오퓨비즈가 유럽에서 허가를 받으면 연내 마일스톤을 지급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암젠이 리제네론을 상대로 승소한 것에 대해 "현재 리제네론과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어 자세한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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