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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참모 출신… ‘서울의소리’에 네 번 당한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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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공격해달라” 녹취 공개 논란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23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야당 성향의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씨와 통화하면서 한동훈 당시 후보를 공격하는 보도를 해달라고 요청한 녹음이 지난달 30일 밤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의소리에서 활동하는 이명수씨는 지난 대선 기간 48차례에 걸쳐 김건희 여사와 7시간여 통화하고 그 녹음 파일을 MBC에 제보한 사람이다. 이씨는 또 2022년 9월 최재영씨가 김 여사에게 디올 백을 전달하며 몰카로 촬영했을 때, 디올 백을 직접 구입해 최씨에게 전달하고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김대남 전 행정관의 ‘5시간 녹취’도 이씨가 김 전 행정관과 통화하면서 녹음한 것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그렇게 당해 놓고도 대통령실 행정관이 어떻게 이씨를 다시 상대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조선일보

그래픽=백형선


이른바 ‘김대남 5시간 녹취’는 서울의소리가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에서 처음 공개했다. 김 전 행정관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1개월 동안 총 5시간가량 이씨와 통화한 내용이라고 한다. 서울의소리는 먼저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의 김 전 행정관 주장을 공개했다.

이어 30일 두 번째로 공개된 녹취에서 김 전 행정관은 이씨에게 “김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너희가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월 초 통화로 알려진 이 녹취에서 김 전 행정관은 한동훈 당시 당대표 후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당비 70억원을 들여 자기 대선을 위한 여론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행정관은 이씨에게 한 대표의 자녀 문제를 다뤄 보라고도 했다. 지난 8월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임명된 김 전 행정관은 자신이 그 자리에 간 것에 대해 “내가 선택했다”고 했다.

서울의소리는 통화 이틀 뒤 ‘한동훈 당비 횡령 유용 의혹 제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이씨는 1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 전 행정관이 한 대표 관련 의혹을 달라고 해서 USB에 담아서 직접 만나서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서 김 전 행정관을 겨냥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며 “국민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수사를 통해 누가 배후이고 어떤 공작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 측은 당대표 경선 때 대통령실 차원에서 한 대표에 대한 공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김 전 행정관은 김 여사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강원 강릉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건설업계에 종사하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 조직 파트에 합류했다. 친한계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대선 캠프 정무실장으로 활동할 때 윤 후보 팬클럽 관계자로부터 팬클럽 관리할 사람으로 추천받은 이가 김대남씨”라며 “당시 정무실장인 내 소관이 아니어서 조직을 담당한 강승규 의원에게 연결시켜준 것”이라고 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김 전 행정관은 강승규 당시 시민사회수석 밑에서 일하다가 총선 도전을 위해 작년 말 대통령실을 나왔다.

대통령실은 김 전 행정관이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가는 과정도 김 여사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김 전 행정관과 동향인 국민의힘 중진 의원 등의 추천으로 이뤄진 인사라는 것이다. 김 전 행정관 변호인은 “날조되어 주기적으로 방송되는 일개 유튜브 방송에 당·정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전 행정관은 시민사회수석실의 우파 유튜버 관리 문제 등을 취재하려는 이씨와 접촉하게 됐고, 같은 강원 영동 지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씨는 지난 대선 때부터 김 여사를 스토킹하다시피 해 대통령실 입장에서 ‘요주의 인물’이었다. 이씨는 지난달 18일에는 김 여사가 심야에 서울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주변을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차량 블랙박스로 촬영해 공개하기도 했다.

여권 인사들은 “김 전 행정관이 ‘김 여사 악마화’에 총력전을 펼치는 세력에 먹잇감을 던져준 것”이라며 “대통령실 참모들의 기강과 현실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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