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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7월 말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2년 8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유동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진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높여 고객 잡기에 나섰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신 통계인 7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 잔액(말잔)은 99조9128억원으로,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 밑으로 낮아졌다. 이는 전월(100조8861억원)보다도 9733억원(0.97%) 줄어든 수치로,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 3월(103조7449억원)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2022년 은행권 수신금리 경쟁 여파로 이자 비용이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되자 예금금리를 줄줄이 낮췄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건전성 관리에 나서는 등 영업을 대폭 축소했다. 이에 여신 잔액 또한 지난 5월(99조9515억원) 2년 6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진 뒤 3개월 연속 100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저축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는 등 수신고 확보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올 연말 1년 이내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고객 예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데, 정기예금 만기 때 예금과 이자를 돌려주고도 영업을 이어가려면 기존 고객 예금을 재예치해야만 한다. |
자산 상위 10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만기 1년 이내 정기예금 잔액은 26조4882억원으로, 전체 정기예금 잔액(43조9458억원)의 60.3%를 차지한다.
반면 같은 기간 1년 이내 만기 1년 이내 대출금은 19조7901억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52조160억원)의 38%에 불과하다. 대출자에게서 받을 돈보다 예금 고객에 돌려줄 돈이 더 많은 셈이다.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관리도 중요하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업권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이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110% 이내로 유지하도록 했다. 상반기 기준 대형저축은행 중 예대율 100%를 넘는 저축은행은 페퍼저축은행(100.38%)과 OK저축은행(100.32%)이다. 예대율을 관리하려면 예금을 늘리거나 대출을 줄여야 하는데, 저축은행들은 수익성을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높여 수신 잔액 모으기에 나섰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정기예금과 회전정기예금금리를 최대 연 3.9%까지 인상했다. 또 9개월 만기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과 금리는 같지만, 만기가 짧아 단기간에 같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에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금리를 올렸고, 자금이 마련되면 다시 조정될 수 있다”면서 “(정기예금 만기가) 1년도 길다고 느끼는 고객이 많아진 것을 감안해 만기 구간 9개월 예금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앞서 업권 최초로 9개월 회전정기예금상품을 선보인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7월 금리를 4%로 올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3.91%)보다 높게 운영하기도 했다. 상상인저축은행에 따르면 9개월 회전정기예금 신규 가입액은 8월 말 기준 누적 가입액 2500억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들은 만기로부터 자유로운 입출금예금 상품 금리도 인상에 나서고 있다. 애큐온 저축은행은 이날 최대 연 3.8% 금리를 주는 간편결제 우대 입출금예금인 ‘간편페이통장’을 출시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최근 주거래통장 금리를 연 3.2%에서 3.3%로 인상했다. OK저축은행도 기존 파킹통장 상품을 리뉴얼해 연 3.5% 금리를 주는 ‘OK파킹플렉스 통장’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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